대퇴골 두 무혈성 괴사 질병정보2013. 5. 29. 13:44
뼈도 우리 몸의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피가 흐르고 있으며, 이 혈류에 의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고 노폐물을 배출합니다. 따라서 혈류가 차단되면 뼈 조직이 죽게 되는데 이를 무혈성 괴사라고 부릅니다.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 두에 가장 흔히 발생하나 우리 몸의 어느 뼈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릎 관절을 이루는 대퇴골 아래쪽 끝과 경골(정강이뼈) 위쪽 끝부분, 어깨 관절을 이루는 상완골 두(위팔뼈의 위쪽 끝 부분) 등도 비교적 자주 무혈성 괴사가 발생하는 부위입니다.
대퇴골 두의 경우 괴사가 양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드물게 괴사가 여러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 이 병이 보고되고 벌써 80년 이상이 지났지만 아직 그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못한 상태이고, 단지 여러 가지 위험 인자들이 알려져 있는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위험인자로는 과도한 음주, 부신피질 호르몬(스테로이드) 사용, 장기 이식, 신장(콩팥) 질환,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프스)과 같은 결체 조직 질환, 잠수병 등과 대퇴골 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와 같은 외상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인자가 전혀 없이 발생하는 경우(특발성 무혈성 괴사)도 자주 있습니다. 원인뿐만 아니라 발병 현상도 아직 밝혀 지지 못해서 여러 가지 가설들이 있을 뿐입니다.
처음 느끼는 증상은 고관절 부위의 통증입니다. 대개 서혜부(사타구니) 쪽에 통증을 느끼며 특히 보행 시 발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하여 절뚝거리게 됩니다. 통증은 괴사가 발생함과 동시에 생기는 것은 아니고 수 개월이 지나서 골 두에 골절이 생기면서 나타납니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괴사 부위가 함몰(납작하게 찌그러짐)되면 다리 길이가 짧아지고고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되어 덜 구부러지거나 덜 벌어져 양반다리가 힘들어지고 바닥에 앉기가 힘들어 집니다.
특별한 외상없이 갑자기 고관절부 통증이 생기고 절뚝거리게 되었으며 진찰 소견 상 고관절의 병변이 의심되는 경우, 특히 평소에 음주가 과하였거나 부신피질 호르몬(스테로이드)을 장기간 사용한 적이 있는 경우 혹은 기타의 위험 인자가 있을 때는 우선적으로 대퇴골 두 무혈성 괴사를 의심하게 되며 확진을 위하여 먼저 단순 방사선 (x-ray)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한 경우 자기 공명 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검사를 시행합니다.
대퇴골 두 내에 국소적으로 뼈가 정상보다 하얗게 보이거나 검게 보이는 것과 같은 방사선 음영의 변화가 있으며, 골 두 위쪽에 골절선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통증이 생기고 상당히 지난 경우에는 골 두가 납작하게 함몰된 것이 확인됩니다. 시간이 더 경과하면 고관절 전체에 이차적으로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어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골극 형성이 관찰됩니다. 그러나 병의 초기에는 단순 방사선 검사에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 진단을 위해 자기 공명 영상(MRI) 검사가 필요합니다.
자기 공명 영상(MRI)은 현재까지 대퇴골 두 무혈성 괴사를 진단하는데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입니다. 단순 방사선 검사보다 훨씬 조기에 괴사를 진단할 수 있고 예후나 치료에 중요한, 병변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히 판정할 수 있으며 아직 증상이 없는 반대 측에 괴사가 있는지 여부를 판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슷한 양상의 질환인 대퇴골 두 연골하 피로 골절이나 고관절의 일과성 골다공증(골수 부종 증후군)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검사입니다. 자기 공명 영상에서 초기에 관찰되는 소견은 괴사 부위를 둘러싼 경계선입니다. 괴사 발생 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퇴골 두 위쪽에 연골하 골절선이 나타나고, 골수 부종 소견, 고관절 내 관절액 증가, 골두 함몰 등의 소견이 관찰됩니다.
자기 공명 영상(MRI)이 나오기 이전에 조기 진단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비용이 저렴하고 주사를 한 대 맞는 것 이외에 특별히 힘든 것이 없는 검사이나 정확성이 떨어지고 괴사의 크기나 위치를 판정할 수 없는 등의 단점 때문에 최근에는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단순 방사선 검사보다는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나 자기 공명 영상(MRI)이 이용되면서 골 두 함몰 및 연골 하 골절 범위 측정 등과 같은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경우에만 시행되고 있습니다.
제 II기는 단순 방사선 검사에서 대퇴골 두에 음영 변화가 있으나 아직 골 두가 함몰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는 시기로 연골 하 골절선이 생기기 전을 IIA기, 골절선이 있는 경우를 IIB로 다시 구분합니다. 제 III기는 괴사부가 함몰되어 대퇴골 두 전상방이 납작해졌으나 아직 고관절에 이차적 퇴행성 변화가 생기지는 않은 시기고, 제 IV기는 골 두가 함몰되고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골극이 형성되는 등의 이차적인 퇴행성 변화가 생긴 시기입니다. 이러한 병기는 다음에 기술할 치료 방법의 선택에 중요합니다.
괴사 부위가 다시 살아나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수술로 매우 여러 가지 방법이 시도된 바 있으며 현재도 다양한 방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것은 중심 갑압술이나 다발성 천공술입니다. 이외에 좀 더 복잡한 수술로 괴사된 뼈를 제거하고 자신의 다른 부위의 뼈를 이식하는 방법들도 있는데 골반골, 경골, 비골 등이 사용되며 미세수술로 혈관과 함께 혈류가 통하는 뼈를 이식하기도 합니다. 이들 수술은 골 두의 함몰이 생기기 전인 제 I, II기에 시행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골 이식을 첨가하는 경우는 III기에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구제 수술은 괴사가 일어나지 않은 정상 부위가 체중 부하를 하도록 골 두의 위치를 바꾸어 주는 방법으로 대퇴골의 근위(부)의 뼈를 절단하여 골 두의 방향을 돌려서 다시 연결합니다. 절골의 위치에 따라 몇 가지 방법이 있으며 이들 수술은 제 III기 까지 시행할 수 있습니다.
위에 기술한 재생 수술이나 구제 수술은 가능한 조기에 하는 것이 결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들 중 결과가 확실하게 좋다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젊은 나이에 인공 고관절 수술을 피하거나 늦추기 위해 시도하고 있으나 최근 무혈성 괴사의 자연 경과에 대한 이해가 늘고, 인공 고관절의 내구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이들 수술의 시행 빈도가 줄어들고 있는 경향입니다.
심각한 통증이 있는 고령의 환자라면 병기에 관계없이, 젊은 환자의 경우라도 제 III기나 IV기인 경우에는 인공 고관절 수술이 가장 합리적인 치료가 되겠습니다. 최근 관절면 소재로 세라믹, 금속, 강화 폴리에틸렌이 사용되면서 마모가 줄어 이전에 비해 내구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최근 무혈성 괴사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하여 고지혈증 치료제나 골다공증 치료제를 투여하거나 골수 세포나 줄기 세포를 주사하는 시도가 있습니다만, 아직 그 효과가 검증되지 못한 실정입니다.
외상에 의해 대퇴골 두 괴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퇴골 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로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 대퇴골 전자간 골절로 인해서도 발생합니다. 이들의 경우는 외상으로 인해 대퇴골 두로 가는 혈관이 손상되거나 혈행이 차단되기 때문입니다. 이들 이외에 단순한 고관절 부위의 타박상이나 충격으로 인해 대퇴골 두 무혈성 괴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근거는 없으며, 현재까지 발생 보고도 없습니다.
대퇴골 두 무혈성 괴사로 인해 통증이 생겼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되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게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물론 수술(특히 인공 고관절 수술)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I, II, III, IV기의 병기는 괴사가 이미 일어난 이후의 변화입니다. 병기가 진행한다고 해서 괴사가 커지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재생 수술이나 구제 수술은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결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 고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서두르거나, 별로 아프지 않은데 미리 수술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