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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19. 16:09

폐렴(성인) 질병정보2012. 9. 19. 16:09

폐렴(pneumonia)은 병을 일으키는 세균에 의해 숨을 쉬는 경로 중 호흡세기관지 이하 부위의 폐조직에 염증반응과 경화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임상적으로는 그림과 같은 요건을 만족시키면 폐렴이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침, 가래, 발열이 동반되면서 흉부사진에서 폐렴과 유사한 소견이 있으면 폐렴이란 진단과 더불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비감염성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서는 폐에서 원인이 되는 병원균을 검출하거나 합당한 병리소견을 증명하는 것이 확실한 진단법입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이와 같은 검사를 할 수는 없기에 지금도 경험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입니다.


감염성 폐렴의 진단기준

폐렴은 역학적 요인에 의해 원외폐렴(community-acquired pneumonia, 지역사회획득폐렴, 시중폐렴) 과 원내폐렴(hospital-acquired pneumonia, nosocomial pneumonia)으로 나눕니다. 요양원을 비롯한 각종 보건관련 수용시설 및 건강관리에 관련된 폐렴을 총칭하여 건강관리연관 폐렴(healthcare-associated pneumonia)라고도 하며, 이와 같은 폐렴은 다수의 약제에 내성을 가진 균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경험적 치료를 달리해야 합니다.
원인 병원체에 따라서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 비정형균, 결핵균, 리켙치아, 기생충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면역 상태에 따라 면역적격자(immunocompetent)와 면역부전자(immunocompromised)에 생기는 폐렴은 양상이 다릅니다. 한편 폐렴이 진행되는 양상에 따라 급성폐렴(acute pneumonia)과 만성폐렴(chronic pneumonia)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또한 평균보다 늦게 호전되는 폐렴, 재발한 폐렴도 있습니다. 해부학적인 분류로는 대엽성 폐렴과 기관지 폐렴 등이 있습니다. 폐렴의 진단에서 분류도 중요하지만, 폐렴이 과연 존재하는지? 만일 존재한다면 어떤 병원균에 의한 것인지? 감염성 폐렴이 아니라면 어떤 감별진단을 해야 하는지? 가 더 큰 관건입니다.

폐렴의 주된 증상은 발열, 기침, 객담 등이며 오한, 흉부통증,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호흡기질환의 5대 증상인 기침, 객담, 객혈, 호흡곤란, 흉통 등이 모두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는 폐렴과 다른 질환의 감별은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폐렴환자는 호흡기증상 외에도 두통, 오심, 구토, 복통, 설사, 근육통 및 관절통 등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노인은 같은 정도의 폐렴이라도 젊은 사람에 비해 증상의 호소가 심하지 않은 경향이 있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객담은 흔히 누런색이나 녹색을 띄지만 암적색 또는 객혈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비정형폐렴은 객담의 배출이 별로 없는 편입니다. 화농성 균에 의한 전형적인 폐렴과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 레지오넬라(Legionella), 클라미디아(Chlamydophila)인 폐렴과비정형폐렴은 증상이나 진찰소견만으로는 구별이 어렵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병력에 의해 폐렴의 원인균을 추측할 수 있어 경험적 항균제 처방에 도움이 됩니다.
오염된 냉각수, 대형 매장에서 야채의 신선도를 높이는 분무액, 병원이나 호텔의 오염된 물 등에 노출된 병력이 있으면 레지오넬라 폐렴을 의심하여야 합니다. 군용막사, 교도소, 수용소 등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 폐렴은 폐렴구균, 마이코박테리움, 클라미디아가 주된 원인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와있는 아시아나 인도계 노동자들에서는 결핵을 먼저 생각하여야 합니다. 또 숙주 인자에 따라 당뇨환자에는 폐렴구균 포도알구균등이 많으며, 알코올중독자에서도 폐렴구균(S. pneumoniae)과 포도알구균이 많지만 클레브지엘라폐렴도 고려하여야 합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서는 폐렴구균, 헤모필루스(H. influenzae), 모락셀라(Moraxella catarrhalis)등이 흔한 원인입니다.

폐렴의 진단은 열이 나면서, 기침과 누런 색깔의 가래가 나오면 우선 의심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 병원에서 흉부사진을 찍어서 폐렴에 합당한 소견이 나오고 혈액검사에서 백혈구가 상승되어 있으면 폐렴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모든 환자들이 같은 양상을 보이지 않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감별진단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1) 체온 > 38.3 도, 2) 흉부X-선상 새로운 폐침윤, 3) 화농성 기관 및 기관지 분비물, 4) 백혈구 수 증가 혹은 감소, 5) 항균제 사용 후 임상적 호전 등이 모두 있으면 폐렴을 확진할 수 있습니다.
폐렴이 의심되면 의사는 환자에게 기침, 가래, 발열, 흉통, 등이 있는지 물어보게 됩니다. 역시 환자마다 반응이 다르므로 가지고 있는 증상도 다르고 정도의 차이도 있습니다. 노인들은 증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단지 입맛과 기운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폐렴이 의심이 되면 가급적 흉부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찰소견으로 대다수 환자에서 고열이 관찰되지만 약 20% 정도는 열이 없고 오히려 저체온일 때는 예후가 불량합니다. 촉진상 폐경화의 소견으로 성음진전(vocal fremitus)이 증가하고 타진 시 둔탁한 음이 들리며 청진상으로는 악설음(crackle)이나 기관지호흡음(bronchial breathing sound)이 병변 부위에서 들립니다. 흉막염증을 동반하였을 때는 흡기 시에 주로 통증이 있으며 늑간부위에는 동통이 수반되기도 합니다. 이때는 호흡음이 감소하거나 흉막마찰음이 들립니다. 결핵성 폐렴인 경우에는 진찰소견이 정상에 가깝습니다. 때로는 발한, 청색증도 보일 수 있습니다. 중증폐렴은 의식의 저하, 호흡수의 증가, 저혈압 등이 동반됩니다.
방사선 소견은 폐렴을 진단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의 하나입니다. 원칙적으로 흉부X-선상 폐침윤이 관찰되지 않으면 폐렴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슴 사진을 전면과 측면 모두 충분히 좋은 조건으로 촬영한 후 병변의 유무를 판단해야 합니다.
환자가 백혈구 감소증이 있거나 탈수가 심한 경우에는 폐침윤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전신상태가 호전된 후 재촬영을 합니다. 흉부X-선상 폐렴이 의심되는 병변이 있더라도 어느 한 가지 소견도 폐렴을 확진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폐렴 외에도 폐출혈,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폐경색, 폐부종, 폐종양, 약제 및 혈관염 등에 의한 폐실질염 등에서도 동일한 흉부X-선 소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관지공기조영(air-bronchogram)이 보이면 다른 소견보다는 신뢰성이 있으나 그나마 2/3 정도의 양성 예측율을 보일 뿐입니다. 지금까지의 보고로는 방사선학적으로 폐렴과 비폐렴성 질환의 감별은 대다수에서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특정 폐렴에서 많이 나타나는 폐침윤의 양상이 보일때는 감별 진단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흉부전산화단층촬영(CT)의 임상적용이 늘어나면서 폐렴양 병변의 감별진단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폐렴의 방사선사진 소견
말초 혈액에서 백혈구가 11,000/mm3 이상이거나 4,000/mm3 미만이면 정의상 폐렴의 조건을 만족시킵니다. 또한 중성구 중 밴드형이 10% 이상이어도 감염이 있다는 강한 증거입니다. 또한 혈액 배양검사를 통해 폐렴의 원인균을 확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반드시 폐렴 외에 다른 장기에 균혈증을 일으킨 원인 질환이 있는지 찾아보아야 합니다. 폐렴이 의심되면 혈액을 배양합니다. 그러나 폐렴환자에서 혈액배양 양성율은 10% 미만으로 낮습니다. 혈청학적 검사는 도말 및 배양이 어려운 원인균을 동정하는데 주로 이용됩니다. 하지만 항체 역가가 4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는데는 3-6주 까지 소요되므로 시간을 다투는 진단과 치료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항체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으로는 각종 비정형폐렴균과 바이러스 등입니다. 한편 폐렴구균은 항원이나 면역복합체를 혈청이나 소변에서 검출하여 확진할 수 있으며 레지오넬라 폐렴도 소변내 항원을 방사선 동위원소나 ELISA 방법을 이용하여 검출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중합효소반응법(PCR)을 이용하여 결핵균을 비롯한 비정형균들을 검출 할 수 있습니다.
객담검사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왔지만 아직도 폐렴의 진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검사방법입니다. 환자가 적절한 객담을 받아내도록 물로 입안을 행구고 농이 섞인 객담을 배출하게 합니다. 객담 배출이 용이하지 않으면 3% 생리식염수를 20-30분간 분무하여 객담을 모으도록 합니다. 한편 항균제가 투여된지 수 시간이상 경과한 시점이라면 객담배양의 신뢰도는 많이 떨어집니다. 저배율인 100배의 현미경 시야에서 구강 내 편평세포가 10개 미만이고 백혈구는 25개 이상이면 적절한 검체입니다. 이 검체로 그람염색, 진균검사, 항산균 도말 등을 시행하고 일반세균, 진균, 바이러스, 결핵균에 대한 배양검사를 합니다. 객담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는 언제나 정상균 무리에 의한 오염을 염두에 두어야하며, 반대로 경우에 따라서는 객담 검체 내에 원인균이 존재하더라도 배양이 음성일 때가 있습니다. 또한 병원성 폐렴은 대다수의 환자에서 이미 구강 내 정상세균총이 원내세균으로 교체가 된 상태이므로 진정한 원인균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세균배양의 정량적 분석방법이 개발되었습니다.


객담검사 소견
객담검사는 도말과 배양을 통해 원인균을 밝혀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폐렴으로 오인되거나 폐렴에 동반된 폐암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한편 드문 원인균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염색이 필요하며 객담검사가 반복적으로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구강 내 정상세균총이 원내에서 획득한 균들로 바뀌게 되므로 객담검사만으로는 감별진단이 곤란한 경우가 생깁니다. 또한 기관내관 삽관이나 기도절개가 된 환자들도 기관과 기관지에 병원성균이 상재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 균들이 과도하게 증식하여 하부기도와 폐실질을 침범하면 감염을 유발하게 됩니다. 따라서 정량적인 분석으로 기준치 이상의 균이 배양되면 감염이 되었다고 판정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침습적인 검사로 기도내 분비물, 기관지페포세척액을 이용한 검체들을 배양하면 진단율을 80%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이때도 항균제 사용 후 72시간이 경과하면 진단율은 매우 낮아지므로 가급적 경험적 항균제 투여 전에 검사를 시행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이와같은 침습적인 검사는 원내폐렴 환자와 중증원외폐렴 환자에 국한하여 이용하며 대다수의 원외폐렴환자에서는 필요 없는 검사입니다. 경기관지 폐생검(transbronchial lung biopsy, TBLB)은 비폐렴성 질환의 감별진단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므로 필요에 따라 시행하도록 합니다. 반드시 조직학적 진단이 필요할 때는 흉강경을 이용한 폐생검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기관지내시경검사
폐경화가 양측 하엽에 있을 때는 주사바늘을 이용하여 2-3ml의 생리식염수를 주입하고 재흡인하여 혈액배양용 용기에 담아 검사를 의뢰합니다. 이에 따른 진단율은 33-85%로 높게 보고되고 있으나 기흉과 폐출혈의 합병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잘 시행하지 않습니다.
폐렴구균과 레지오넬라 폐렴의 진단을 위한 소변 항원 검사는 결과를 신속히 알 수 있고 항생제를 사용한 후에 검사해도 진단율이 높은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비용이 비싸고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폐렴구균 소변 항원 검사의 경우 과거 지역사회획득 폐렴을 앓았거나 만성 폐질환이 있는 소아에서 위양성인 경우가 있으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서의 정상 집락균과는 무관합니다. 레지오넬라 검사는 원인 미상의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에서 적절한 검사이며, 특히 중환자실에 입원한 폐렴, 이 질환의 역학적 증거가 있을 때, 베타락탐계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서 권장됩니다.
폐 기능 검사는 폐렴에 직접 관련되 검사는 아니지만, 폐렴으로 인한 호흡곤란이나 기관지 천식이나 COPD 환자들이 폐렴이 동반된 경우, 호흡곤란의 정도와 치료 정도를 보기위해 시행하는 검사입니다. 환자들의 참여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인내를 가지고 검사에 임해야 합니다.


폐기능검사를 하고 있는 장면
호흡기 증상으로 기침, 객담, 발열, 호흡곤란 등이 있고 페침윤이 흉부X-선상 관찰되어 급성 감염성폐렴이 강력히 의심될 때 감별하여야할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1)급성 또는 만성 호산구성 폐렴 2)폐출혈 3)급성호흡곤란증후군 4)무기폐 5)약제유발성 폐렴 6)폐색전증 7)교원성질환의 폐침윤 8)폐쇄성세기관지염 9)과민성폐장염 10)방사선폐렴 11)폐장혈관염 12)기관지폐포암 13)폐포단백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질환들은 대부분 앞에서 언급한 감염성 폐렴의 진단방법을 이용하여 감별이 가능하지만, 처음부터 의심하지 않으면 확진이 어렵기 때문에 확실한 원인균이 동정되기 전에는 비감염성 폐침윤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폐렴이 의심되거나 확진되면 항생제 처방은 필수적입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조금만 의심되는 환자에게도 항생제 처방이 과다하게 이루어져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편입니다.
원인균에 대한 검사를 하지만 결과가 나오는데 수일이 걸리며, 검출율이 높지 않고, 또 다수의 의원에서는 배양이 용이하지 않은 관계로 항생제는 경험적 항생제 치료에 의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의사들마다 경험이 다르므로 경험적 항생제 선택에 관한 지침서를 만들어 이에 준하여 치료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입원을 요하지 않는 환자에서의 경험적 항생제는 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등의 베타락탐(beta-lactam) 단독 또는 베타락탐과 클라리스로마이신, 아지스로마이신등의 마크롤라이드(macrolide)의 병용, 또는 호흡기 퀴놀론계 항생제 (fluoroquinolone) 사용이 권장됩니다. 마크롤라이드나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단독요법은 폐렴구균의 높은 내성률 때문에 권장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분리되는 폐렴구균의 페니실린 내성률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전의 감수성 판정 기준에 따른 내성률 조사에서는 중등도 내성 또는 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65%~90%이였습니다. 하지만, Amoxicillin/clavulanic acid의 경우 내성률 9.7%, 중등도 내성 6.5%였으며 세푸록심 (cefuroxime)은 내성률 61.3%, 중등도 내성 3.2% 였습니다. Macrolide에 대한 내성은 62.0%~87.6%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퀴놀론계 항생제의 경우 아직 내성률이 높지 않지만 점차 상승 추세에 있는데, ciprofloxacin 12.6%, levofloxacin 2.2%~3.0%, moxifloxacin 0%~1.7% 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폐렴구균이 아니더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내성균에 감염되기 쉬운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최근 3개월 내에 항생제 치료를 받았거나, 5일 이상 입원한 적이 있을 때, 항생제 내성율이 높은 나라(우리나라가 해당됨)에 살고 있거나, 요양원, 혈액투석, 면역 저하 등입니다. 이런 요인들이 있으면 고단위의 항생제를 사용하여 내성균을 퇴치하여야 합니다.
중환자실로 입원하는 중증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경우에는 국내에서 원인 미생물이나 치료에 대한 임상 연구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결과를 토대로 중환자실로 입원하는 중증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경우에는 2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병용하는 요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폐렴은 감염성 질병이므로 원인균을 박멸하는 항생제 치료가 치료의 근간입니다. 그러나 기침, 객담,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의 동반된 증상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폐렴이 완치되기까지 증상의 완화를 위해, 진해제, 거담제, 기관지확장제 등을 같이 투여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진통제를 사용하여 통증을 완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폐렴 초기에 열이 난다고 원인에 대한 진단도 없이 해열제를 복용하면 진단이 늦어져 치명적인 폐렴이 될수도 있으므로 해열제의 남용은 경계해야할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항생제는 7~10 일 투여하지만 원인 미생물, 환자 상태, 항생제의 종류, 치료에 대한 반응, 동반 질환 및 폐렴 합병증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적어도 5일 이상 치료하며, 치료 종료를 위해서는 48~72시간 동안 발열이 없어야 하고, 치료 종료 전 임상 징후 중 1 개 이상이 남아 있으면 안됩니다. 반감기가 긴 항생제(예, azithromycin)는 3~5일만으로도 치료가 됩니다. 균혈증을 동반한 포도상구균 폐렴, 폐외 장기의 감염이 동반된 폐렴, 초기 치료에 효과적이지 않았을 경우 등에서는 단기치료로 불충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동(cavity)을 형성했거나 조직괴사 징후가 있는 경우는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레지오넬라 폐렴도 적어도 14일 이상 장기 치료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태가 되면 퇴원을 고려합니다.


퇴원결정 여부 점검표
병원에 입원하는 지역사회획득 폐렴 환자의 6%~15%는 초기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사망률은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에 비해 7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임상적으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 아래 표와 같은 원인을 고려합니다.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폐렴’이란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임상적 반응이 부적절한 상황으로 정의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래에서 치료 중인 환자와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환자, 치료 시작 1일 이후에 발열이 지속되는 것과 7일이 지난 후에도 발열이 지속되는 것은 각각 그 원인과 접근법이 달라집니다.


치료가 안될때의 주요 원인들

우리나라의 통계를 보면 폐렴에 의한 사망이 10만명당 9.4명으로 전체 연령에서는 사망 원인의 10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70세 이상에서는 6위를 차지합니다. 미국에서는 65세 이상에서 5번째로 많은 사망원인입니다. 이와 같이 폐렴은 특히 노인에서는 매우 위험한 질병입니다. 중환자실로 입원해야 하는 중증 폐렴은 사망률이 35-50%에 이르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폐렴 발생의 약 1/3은 흡연과 관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금연이 폐렴의 예방에 아주 중요합니다. 또, 노인에서는 뇌졸중 혹은 치매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 흡인의 위험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에서는 흡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영양결핍 또한 하나의 위험인자이므로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폐렴의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예방접종입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호흡기 감염에 의한 입원률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만성적인 내과질환 소유자, 의료업 종사자입니다. 계란에 과민반응이 있는 경우는 접종의 금기사항이며, 소변이로 인해 매년 유행 바이러스주가 바뀌므로 매년 가을마다 재접종이 필요합니다. 만약 인플루엔자 유행이 생기면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을 경우 즉시 예방접종을 받고, 동시에 예방적 화학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인들에게는 독성이 적은 osteltamivir 나 zanamivir 가 선호됩니다. 폐렴구균 백신은 폐렴구균 감염의 85~90%를 차지하는 23가지 혈청형에 대한 항원물질 (purified capsular polysaccharide)을 가지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정상 면역기능을 가진 환자에서는 그 효과가 75%까지 보고되었으나, 겸상적혈구빈혈증, 만성 신부전, 면역글로불린 결핍, 림프종,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등의 면역기능저하 환자에서는 효과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재접종은 권장되지 않는데, 첫 번째 접종이 5년 이전에 시행된 65세 환자이거나 65세 이전에 예방접종을 시행 받은 환자에서는 1회의 재접종을 시행하도록 합니다. 만약 65세 이후에 첫 접종을 시행 받은 경우에는 해부학적 이상이나 면역기능 저하 상태가 아니라면 재접종은 필요 없습니다. 급성감염이나 임신 또는 모유수유 경우에는 백신접종이 권장되지 않습니다. 폐렴으로 입원한 모든 환자에서 퇴원 시에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폐렴구균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은 서로 다른 곳에 동시 접종이 가능합니다.
폐렴을 비롯한 호흡기감염증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하고 저렴한 방법은 손씻기입니다.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손을 잘 씻는 것만으로도 감기는 물론 폐렴까지 예방이 되므로 철저히 생활화 하면 개인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손씻기 포스터

폐렴은 숨을 쉬는 허파에 균이 들어가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기침, 가래, 발열, 호흡곤란 등이 특징입니다.
물론 어린이도 잘 걸리지만 어른에서도 많이 생깁니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는 더 잘 걸리고, 또 위험도도 높아지므로 이에 대한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가 절실합니다.
물론 옮길 수 있는 병입니다. 그러나 가족 내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비율은 그다지 높지는 않습니다. 이는 개개인의 건강상태와 환경, 면역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감기는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폐렴으로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드물게 폐렴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폐렴은 폐렴을 일으키는 균이 직접 폐에 들어가 병이 생깁니다. 일부 폐렴은 시초에 감기증상과 유사하므로 감기가 폐렴이 된것같이 보이는 것입니다.
폐렴의 예방은 직접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예방 접종을 빠짐없이 하고, 손씻기를 비롯한 개인 건강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예방율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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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강텔링
2012. 9. 19. 15:42

항생제 건강생활2012. 9. 19. 15:42

‘항생제’는 “미생물에 의하여 만들어진 물질로서, 다른 미생물의 성장이나 생명을 막는 물질”을 말합니다. 그러나 항생제 중에는 미생물에서 유래하지 않고 합성된 것도 있으며, 처음 발견은 미생물에서 하였지만 인공적으로 합성된 약물, 또는 기존 항생제의 구조 중 일부를 변경하여 만든 반합성 약물 등이 있는데, 이러한 약물은 ‘항생제’보다는 ‘항균제’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세균 이외에 진균(곰팡이)이나 바이러스 등 미생물에 작용하는 약제는 항균제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으며, 이러한 약을 모두 포함시킨다면 ‘항미생물제제(antimicrobial agents)’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편의상 여기서는 세균에 작용하는 약제에 국한하여 ‘항생제’를 설명하겠습니다.
항생제는 작용기전 또는 항균 영역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항균 영역이란 항생제가 어떤 종류의 세균에 효과적인지를 의미합니다. 보통 세균을 크게 분류하면, 세균을 그람염색이라는 방법으로 염색을 했을 때 염색되는 색깔에 따라 그람 음성균 또는 그람 양성균으로 분류하고, 모양에 따라 막대 모양의 막대균, 공 모양의 알균으로 분류하며, 자라는 데 있어서 산소가 필요한 지 유무에 따라 호기성 세균, 혐기성 세균 등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그람양성 알균과 그람음성 막대균이 가장 흔합니다. 그래서 항생제를 처방하는 의사들은 그람양성균에 효과적인 항생제, 그람음성균에 효과적인 항생제, 혐기성 세균에 효과적인 항생제 등으로 구분하여 항생제를 처방할 때 실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항생제는 세균뿐만 아니라 인체 세포에도 해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좋은 항생제라 하더라도 인체 세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면 치료제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항생제의 표적은 미생물에만 존재하거나 미생물의 성장 또는 증식에 필수적인 것이어야 하며, 인체 세포에는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미생물에만 영향을 주는 작용을 선택적 독성이라고 하며, 대표적인 예가 페니실린 같은 베타락탐계 항생제입니다. 베타락탐계 항생제는 인체 세포에는 없는 세포벽의 합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항생제의 특징적인 작용기전과 그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항생제 종류를 소개하겠습니다.
항생제의 작용기전에 따른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표. 항생제의 작용기전에 의한 분류
세균은 인체 세포에는 없는 세포벽이라는 구조로 둘러싸여 있어 인체 내의 삼투압보다 훨씬 높은 세균 내 압력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세균이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하는 세포벽의 각 합성단계에서 합성을 억제하게 되면 세균은 파괴됩니다.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에는 베타락탐계 항생제(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등)와 반코마이신 같은 항생제들이 포함됩니다.
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는 주로 증식 중인 세균에 대해서만 항균작용을 나타내게 됩니다. 그러나 세균 중에는 세포벽이 없는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 등과 같은 세균이 있는데, 이와 같은 세균에는 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를 아무리 투여하여도 항균효과가 없으며, 인체 세포에도 세포벽이 없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세포막은 투과 장벽으로 선택적 능동수송을 수행함으로써 세포 내부의 구성물질을 조절하는데, 이러한 투과성이 변화되면 고분자 물질이나 이온들이 세포를 빠져나와 세포가 사멸됩니다. 세균과 진균의 세포막은 인체 세포의 세포막과 달라 선택적 화학요법이 가능합니다. 즉, 세포막에 작용하는 항생제는 세포막의 투과성을 변화시켜 세균으로 하여금 세포 내, 외부의 균형을 잃게 하여 사멸하게 합니다. 그러나 대량 투여시에는 인체 세포에 대해서도 독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세포막 기능을 억제하는 약제로는 항진균제와 그람음성균에 작용하는 폴리믹신(polymyxin) 등이 있습니다. 항진균제로는 암포테리신(amphotericin B), 케토코나졸(ketoconazole), 플루코나졸(fluconazole),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 등이 대표적입니다.
세균이 증식하려면 필요한 단백이 세포질 내에서 합성되어야 합니다. 이 단백합성이 억제되면 세균은 증식할 수 없게 됩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Aminoglycoside),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마크로라이드(macrolide), 린코사마이드(lincosamide), 클로람페니콜(chloramphenicol) 등이 세균의 단백합성을 억제함으로써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인체 세포의 리보솜은 세균의 리보솜과 다른 구성을 하고 있어 상기 항생제의 영향을 적게 받게 됩니다.
핵산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는 세균 증식에서 필요한 과정인 DNA의 전사 및 RNA 형성을 방해하여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항결핵제인 리팜핀(Rifampicin)은 DNA 의존성 RNA 중합효소와 결합하여 RNA 합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내성 균주의 경우, 염색체 변이에 의하여 RNA 중합효소가 변화하여 리팜핀과 결합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 효소는 세균에 있는 것과 인체 세포에 있는 것이 서로 달라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세균의 DNA 복제 과정에는 이중나선이 갈라진 다음 각 가닥이 엉키는 과정을 방지하기 위하여 역행으로 틀게 하는 DNA gyrase라는 효소가 관여하는데, 퀴놀론계 항생제는 이 효소의 A subunit와 결합하여 세균 성장을 억제하게 됩니다.
핵산 합성의 중요한 전구물질인 엽산의 합성 억제에 관련되는 약물이 항생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엽산은 DNA 합성에 관여하는 물질이지만 인체에서는 생합성되지 않아 외부로부터 음식에 포함되어 섭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세균은 자체 내에서 생합성하여 사용하며 외부에서 생성된 엽산을 이용할 능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엽산합성에 관련되는 과정에 장애를 주는 약물은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세균에게는 지장을 주어 결과적으로 항균력을 보이게 됩니다. 술포아미드(Sulfonamide)와 트리메소프림(trimethoprim)을 병용하면 일련의 엽산합성 과정 중 각기 다른 단계에서 억제하는 작용으로 상승효과가 있습니다.
항생제의 작용기전
베타락탐계 항생제는 화학구조상 베타락탐 고리(β-lactam ring)를 기본 구조로 하는 항생제를 말합니다. 페니실린과 세팔로스포린이 베타락탐계의 가장 대표적인 항생제입니다. 그 외에 모노박탐(monobactam), 카바페넴(carbapenem)계 등의 약제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화학 구조식에 공통적으로 베타락탐 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베타락탐계 항생제의 구조
세균 중에는 베타락탐 고리를 파괴할 수 있는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분비하여 이들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낼 수 있는데,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억제할 수 있는 약제(베타락탐 분해효소 억제제)를 첨가하여 같이 사용하면 항생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임상에서는 베타락탐계 항생제와 베타락탐 분해효소 억제제가 복합되어 있는 항생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페니실린은 처음 사용된 직후 그람양성균인 포도알균 감염증 치료에 아주 극적인 효과를 발휘하였으나, 사용이 증가하면서 포도알균이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여 페니실린에 내성을 나타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페니실린 분해효소는 베타락탐 고리를 가수분해하여 항균력을 사라지게 합니다.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균주가 점차 증가하여, 결국 페니실린은 포도알균 감염증 치료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1960년에는 페니실린 분해효소에 의하여 가수분해 되지 않는 페니실린인 메티실린(methicillin)이 개발되어,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포도알균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부류의 항생제를 항포도알균 페니실린이라 하며, 여기에는 메티실린 이외에 옥사실린(oxacillin), 나프실린(nafcillin)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포도알균에서 생산하는 페니실린 분해효소에 의하여 가수분해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지 않는 그람양성 알균에 대하여는 페니실린 G의 항균력이 더 좋습니다.
페니실린 G는 그람양성 알균과 일부 그람음성 알균에만 항균력이 있고 그람음성 막대균에는 항균력이 없는데, 그 이유는 페니실린 G가 그람음성 막대균의 외막을 투과할 수가 없어 페니실린 결합단백(penicillin binding protein, PBP)과 결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961년에 개발된 암피실린(ampicillin)은 일부 그람음성 막대균의 외막을 투과하여 PBP와 결합하기 때문에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을 비롯하여 일부 그람음성 막대균에 항균력이 있습니다. 이와 구조가 비슷한 아목시실린은, 항균력은 암피실린과 거의 같지만 위장관에서의 흡수가 잘 되어 경구 투여시 암피실린보다 높은 혈중 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 후에 개발된 카르복시페니실린(carboxypenicillin)은 그람음성 막대균에 대한 항균력이 뛰어나 녹농균에까지 항균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카르복시페니실린과 항균 영역은 비슷하지만 항균력이 더 강력한 약제로는 유레이도페니실린(uredopenicillin), 피페라실린(piperacillin) 등이 포함됩니다. 카르복시페니실린과 유레이도페니실린을 합하여 ‘항녹농균 페니실린’이라고도 합니다.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는 항균영역 및 특징에 따라 1세대부터 4세대까지로 구분합니다.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는 현재 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 군으로, 개발되어 있는 항생제 숫자도 가장 많습니다.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의 세대 구분은 각 세대별 효과적인 항균영역에 차이가 있는 것이지 무조건 세대가 높아진다고 해서 강력한 항생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1세대 세팔로스포린은 그람양성균에 훨씬 더 효과적이며, 3세대 세팔로스포린은 그람음성균에 더 효과적입니다. 즉, 원인균의 종류에 따라서 선택하는 항생제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이지 질환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높은 세대의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1세대 세팔로스포린은 포도알균에서 생산되는 페니실린 분해효소에 의하여 베타락탐 고리가 가수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포도알균에 항균력이 있으며, 이외에도 장구균이나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을 제외한 다른 그람양성 알균에도 항균력이 좋습니다. 그람음성 막대균 중에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등에 항균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헤모필루스(Haemophilus)를 비롯한 다른 그람음성 막대균에는 항균력이 없으며, 많은 혐기성 세균에도 항균력이 없습니다. 1세대에 속하는 세팔로스포린들은 약제에 따른 항균력의 차이가 거의 없으며, 이들은 혈중 반감기도 거의 같아 1시간 내외이지만, 세파졸린(cefazolin)만은 2시간 정도로 길기 때문에 다른 1세대 약제보다 혈중농도가 높게 유지되고 투여간격도 유리합니다. 수술창상 감염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예방적 항생제 선택시 피부 상재균인 포도알균에 효과가 좋은 1세대 세팔로스포린이 가장 적절한 항생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세대 세팔로스포린은 우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aemophilus influenzae)에 항균력이 있으며, 그 외에는 약제에 따라 항균력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1세대에 비하여 그람음성균에 대한 항균영역이 넓어졌으며, 혐기성 세균에 대해서도 항균력이 매우 좋습니다.
3세대 세팔로스포린도 약제에 따라 항균영역이 조금씩 다릅니다. 주로는 1, 2세대 세팔로스포린보다 그람음성균에 대한 항균력이 좋으며, 크게 녹농균에 항균력이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녹농균에 항균력이 좋은 약제로는 세프타지딤(ceftazidime), 세포페라존(cefoperazone) 등이 있으며, 녹농균에 항균력은 약하지만 그람양성균에도 항균력이 좋은 약제로는 세포탁심(cefotaxime), 세프티족심(ceftizoxime) 및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 등이 있습니다. 혈중 반감기도 약제에 따라 달라 세포탁심(cefotaxime)은 1시간 정도로 하루 4회 투여하여야 하지만,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은 반감기가 약 8시간으로 하루 한 번 투여로 충분합니다.
4세대 세팔로스포린의 특징은 베타락탐 분해효소에 대한 안정성이 기존의 세팔로스포린에 비하여 매우 좋으며, 그람음성 막대균의 외막을 매우 빨리 투과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항균영역은 그람음성균에 대하여는 세프타지딤(ceftazidime) 정도의 항균력을, 그람양성균에 대하여는 세포탁심(cefotaxime) 정도의 항균력을 갖고 있습니다.
모노박탐은 베타락탐 고리 단독으로 구성된 약제로, 그람음성균에 대한 항균력이 매우 좋은 반면에, 그람양성균이나 혐기성 세균에는 항균력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베타락탐 항생제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 다른 베타락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교차 과민반응 때문에 위험성이 있지만, 모노박탐은 베타락탐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베타락탐 항생제와 교차 과민반응을 갖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바페넴(carbapenem)은 항균영역이 가장 넓은 항생제로 그람양성균, 그람음성균 및 혐기성 세균에 모두 항균력이 좋은 항생제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이미페넴(imipenem)은 신장에서 가수분해된다는 점과 중추신경계에 부작용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근래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메로페넴(meropenem) 등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비가역적으로 억제하는 클라블란산(clavulanic acid), 설박탐(sulbactam) 및 타조박탐(tazobactam )등 베타락탐 분해효소 억제제는 항균력은 거의 없지만 베타락탐 분해효소에 의하여 가수분해가 잘 되는 베타락탐 항생제와 병합된 약제로 상품화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암피실린/설박탐(Ampicillin/sulbactam),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Amoxicillin/clavulanate), 피페라실린/타조박탐(Piperacillin/tazobactam) 등이 있으며,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생성하는 균에 대하여 항균력이 매우 좋습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는 그람음성 세균의 외막에 있는 포린(porin)이라는 구멍단백 통로를 통하여 세포질 주위 공간으로 이동하며, 이후 능동적인 운반에 의하여 세포 내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세균 리보솜의 30S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하여 단백합성을 억제하여 살균작용을 나타냅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특징은 대부분의 그람음성균에 항균력이 좋지만 혐기성 세균에는 항균력이 없으며, 경구 투여시 위장관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고, 혈관-뇌 장벽을 잘 통과하지 못합니다. 신독성 및 이(耳)독성 등의 부작용이 잘 생기기 때문에, 특히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혈중농도를 측정해 가면서 주의해서 투여해야 합니다.
1944년 스트렙토미세스 그리세우스(Streptomyces griseus)에서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을 처음 추출하여 결핵환자의 치료에 사용하였으며, 과거 수십 년간 결핵치료의 1차 약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1957년 일본에서는 S. kanamyceticus로부터 카나마이신(kanamycin)을 추출하였으며, 카나마이신도 현재는 거의 결핵약으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네오마이신(neomycin)은 항균력이 좋지만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전신 감염증에는 사용되지 못하고, 수술 전 또는 간성 혼수에 장내세균 감소를 목적으로 경구용으로 사용gk거나, 상처에 대하여 연고형태로 사용gkq니다.
1964년에는 겐타마이신(gentamicin)이 미크로모노스포라(Micromonospora)에서 추출되어 그람음성균 감염증 치료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었는데, 이것이 실제적인 아미노글리코사이드 항생제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1971년에 만들어진 토브라마이신(tobramycin)은 겐타마이신 내성인 녹농균에 좋은 효과를 보이고, 신독성이 덜하다고 하지만, 내성균의 발현으로 현재는 겐타마이신과 거의 비슷한 항균력을 보입니다. 아미카신(amikacin)은 카나마이신의 반합성 유도체로,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내성을 일으키는 플라스미드(plasmid) 매개 효소에 대해 안정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겐타마이신 및 토브라마이신에 내성인 그람음성 막대균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시소마이신(sisomicin)과 네틸마이신(netilmicin)은 Micromonospora inyoensis로부터 얻어졌으며 항균영역은 겐타마이신이나 토브라마이신과 유사하지만 세균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아스트로마이신(astromicin)은 히로시마 토양에서 분리된 Micromonospora olivoasterspora로부터 만들어졌으며, 다른 아미노글리코사이드와 달리 신독성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세파마이신(isepamicin)은 겐타마이신 B의 유도체로서,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작용하는 여러 효소에 대하여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에 다른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내성인 균을 위하여 사용을 제한해야 합니다. 아베카신(arbekacin)은 카나마이신의 유도체로서 기존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항균력과 유사하며, 일본에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감염증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약제입니다.
마크로라이드란 “커다란 고리(large ring)”라는 뜻으로, 세균 리보솜의 50S와 결합하여 단백합성을 억제하므로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14각형, 15각형, 16각형의 고리 구조로 되어 있으며, 에리트로마이신(erythromycin),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 클래리트로마이신(clarithromycin) 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항균작용에서 큰 차이가 없이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 클라미디아(Chlamydia), 레지오넬라(Legionella), 캄필로박터(Campylobacter) 등의 세균에 좋은 항균효과를 보입니다. 그람양성균, 나이세리아균(Neisseria), 헤모필루스균(Hemophilus influenzae), 백일해균 및 혐기성 세균 등에서도 비슷한 항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는 페니실린에 감수성이 있는 세균에도 항균력이 좋기 때문에 페니실린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 페니실린 대신 투여할 수 있습니다.
에리트로마이신은 세균의 50S와 가역적 결합을 하여 펩티드 결합을 정지시키고 결국은 단백질의 합성을 억제하여 항균력을 나타냅니다. 특히 그람양성균에서는 그람음성 막대균보다 세포질 내에 약 100배 정도 높은 농도로 분포하므로 보다 강한 항균력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살균작용은 항생제가 고농도일 때, 세균 수가 적을 때, 빨리 성장할 때에 나타나고, 산도(pH)가 높아지면 에리트로마이신 자체가 염기이므로 비이온화된 항생제가 상대적으로 많아져서 세균을 잘 투과하여 항균력이 증가됩니다. 일반적으로 통상 용량으로 체내에서 도달할 수 있는 농도에서는 정균작용만을 나타냅니다.
클래리트로마이신은 헤모필루스균(H. influenzae)에 대한 항균력은 에리트로마이신의 절반 정도이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호기성균에 대해서는 같거나 2배 이상의 항균력을 보입니다. 이외에도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나 미코박테리움 감염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1948년 Streptomyces aureofaciens에서 추출된 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chlortetracycline)이 처음 소개되면서 호기성 그람양성균 및 그람음성균, 혐기균, 리케치아, 마이코플라즈마, 클라미디아 등 여러 종류의 세균에 우수한 항균 효과를 보여 ‘광범위 항생제’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말라리아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1950년에 옥시테트라사이클린(oxytetracycline), 1952년에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1957년에 디메틸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demethylchlortetracycline, demeclocycline), 1959년에는 메타사이클린(methacycline)이 개발되었으며, 1960년대에 들어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과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이 개발되었습니다.
1953년 최초로 테트라사이클린에 내성을 갖는 세균이 확인된 이후 현재는 다양한 세균에서 내성이 증가하여, 이로 인해 과거에 사용되던 많은 감염증의 치료에서 테트라사이클린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티게사이클린(tigecycline)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페니실린 내성 폐렴알균(PRSP) 등의 내성 세균에도 항균력이 있는 글라이실사이클린(glycylcycline) 계열의 새로운 항생제입니다.
글리코펩티드계 항생제는 세균의 세포벽 생합성을 억제하여 작용하는 강력한 항생제로, 주로 그람양성균에만 작용하는 비교적 좁은 항균영역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반코마이신(vancomycin)과 타이코플라닌(teicoplanin)이 포함됩니다.
반코마이신은 보루네오섬의 토양에서 발견된 Streptomyces orientalis에서 얻었습니다. 1958년 처음 임상적으로 사용되었을 때에는 완전 정제가 어려워 부작용이 많았으며, 주로 페니실린에 내성이 있는 포도알균의 치료에 사용되었으나 부작용이 더 적은 메티실린이 등장하면서 그 사용이 급격히 감소되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말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이 점차 증가하면서 반코마이신의 사용이 다시 증가하게 되었고, 또한 정제 기술의 발달로 부작용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후 반코마이신은 중환자실 환자, 항암요법 후의 백혈구감소증 환자, 인공 관절 및 심장 판막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타이코플라닌은 Actinoplanes teichomyceticus에서 추출된 항생제입니다. 반코마이신이 정맥주사만 가능한데 비해 타이코플라닌은 근육주사도 가능하고, 반코마이신의 부작용인 “red-man syndrome”도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한 반감기가 반코마이신보다 길어 하루 한 번의 투여가 가능합니다. 항균범위는 반코마이신과 유사하지만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수년간 반코마이신은 거의 모든 그람양성 알균에 대하여 우수한 항균력을 유지하여 왔으나, 1986년 유럽에서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장알균(VRE)이 처음 보고된 이후 최근까지 병원 내에서 VRE에 의한 집락/감염환자의 발생이 현저히 증가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병원 내에서 분리되는 장알균의 5-15%가 반코마이신에 내성균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VRE보다 병독성이 강한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알균(VRSA)이 이미 보고되고 있고, 반코마이신의 무절제한 사용이 지속된다면 VRSA의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린코마이신(Lincomycin)은 Streptomyces lincolnensis에서 분리되었으며, 항균력은 에리트로마이신과 흡사하지만 화학적 성상은 다릅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클린다마이신(Clindamycin)을 더 많이 사용하는데, 클린다마이신은 린코마이신의 구조를 변화시킨 것으로 위장관에서 흡수가 더 잘 되고 항균력이 더 강하고 부작용이 적습니다. 대부분의 혐기성 세균에 대해 항균력이 좋아서 심부 농양 등 혐기성 세균에 의한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퀴놀론은 합성 화합물이며, DNA gyrase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DNA의 복제를 방해하므로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최초의 퀴놀론은 날리딕스산(nalidixic acid)로서 1962년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chloroquine)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옥소리산(oxolinic acid)과 cinoxacin 등이 개발되었으나 날리딕스산(nalidixic acid)과 마찬가지로 작용 범위가 일부 그람음성균에만 국한되고, 심장독성 등의 부작용, 신속한 내성발현 등의 단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비뇨기계 감염증 정도에만 일부 사용되었을 뿐 1970년대 말까지는 거의 잊혀져 가던 항생제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 이 약제들의 구조에 플루오린(fluorine ,F) 기와 피페라진(piperazine) 기를 붙임으로써 퀴놀론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F기를 부착함으로써 그람음성균에서 그람양성균까지 작용 범위를 넓히고, piperazine 기를 붙임으로써 녹농균에 대해서도 항균작용을 가지게 되었으며, 구세대의 퀴놀론에 비해 체내 흡수율이 향상되고 부작용도 줄어들어 오늘날 적지 않은 비중으로 쓰임새가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종류의 퀴놀론은 F기를 부착하였다는 공통점에 의해 플로로퀴놀론(fluoroquinolone, FQ)으로 부릅니다.
최근에는 그람음성균 외에도 그람양성균, 특히 최근 문제가 되는 페니실린 내성 폐렴알균(PRSP)에 대한 항균력이 강력한 약제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이 약제들로는 moxifloxacin, gatifloxacin, gemifloxacin 등이 있습니다. 퀴놀론계 항생제는 기존의 항생제와 구조식이 달라 내성균의 발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예상과는 달리 내성균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chloramphenicol, sulfa제 및 trimethoprim, polymyxin, bacitracin, mupirocin, fusidic acid, streptogramin, oxazolidinone 등 다양한 항생제가 과거로부터 또는 최근에 개발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성으로 인해 이제는 각 항생제의 약동학적 특성과 항균 범위, 항균 기전 등을 고려한 맞춤형 처방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과거 페니실린밖에 없었던 시절에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감염질환에 대해 어떤 항생제를 처방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종류의 항생제들이 개발되어 있어, 각각의 약리학적 특성 및 항균 범위, 작용 기전, 내성 양상, 약물 상호작용 등 항생제 하나를 선택할 때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새롭게 개발되는 항생제들을 과거의 습관대로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항생제의 오남용과 함께 약제 내성의 증가, 치료 실패의 증가,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 증가 등 많은 부작용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은 항생제의 사용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로, 약제 하나하나의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적어도 다음의 사항들을 반드시 고려하여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료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잘못된 항생제 사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증에 대한 치료제이므로 세균에 의한 감염증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하여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입니다. 문제는 세균에 의한 감염증이 아닌 경우에도 많은 항생제가 오남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질환 중 하나인 상기도 감염증, 특히 감기는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 사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흔히 감기라고 하면 급성 비인두염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80% 이상이 바이러스에 의하므로 세균성 인두염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급성 인두염에서 발열이 없고, 인두에 발적이 없으며, 뚜렷한 감기증상이 동반되어 있다면 세균에 의한 인두염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편도나 인두에 누런 삼출물이 관찰되거나 고열과 압통을 동반한 경부 림프절 종창이 있다면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보고 항생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부비동염의 경우에도 코 안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누렇게 고름과 같다는 것만으로는 항생제 치료의 적응증이 되지 않으며, 다만 치통, 두통 및 눈 주위 통증이 동반되거나, 누런 콧물이 10-14일 이상 지속되면 항생제 투여를 고려해야 합니다. 열이 난다고 무조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도 항생제 오남용의 큰 원인이 되고 있는데, 비감염성 질환에서 일시적인 발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질환은 항생제를 가능한 빨리 사용해야 하는 내과적 질환에 해당되므로 이들 질환의 감별을 신속히 해야 합니다.


표. 항생제 사용이 필요한 감염질환의 예
항생제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인체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감염을 일으킨 원인균을 확실히 규명하여 그 세균에 맞는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은 치료 성공의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따라서 원인 미생물을 정확히 알기 위한 검체 채취는 항생제 선택에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항생제 투여를 시작하기 전에 검체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항생제를 사용한 후에 검체를 채취한 경우에는 원인균이 잘 배양되지 않으므로 나중에 초기 항생제에 효과가 없는 경우 항생제 변경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감염이 의심되는 부위에서 검체를 얻는 것이 중요하며,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동시에 혈액 배양을 해야 합니다. 세균 배양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나 병원체가 확인되지 않아 경험적으로 항생제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도 아무 항생제나 사용할 것이 아니라, 임상적·역학적 상황을 고려하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병원균을 추정하여 효과적인 항생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세균 배양검사에서 병원체가 분리되면 이를 이용하여 직접 항생제에 대한 감수성 검사를 할 수 있으므로 감수성이 있는 항생제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감수성을 보이는 항생제 중에서도 항생제의 약동학적 특성, 작용기전, 항균 범위, 약물 알레르기 유무, 가능한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선택해야 하며, 감염질환의 중증도나 감염부위 등의 숙주 요인도 고려해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또한 사용할 항생제의 비용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데, 약물 자체의 비용도 중요하지만 투여 용량, 투여 간격, 부작용, 약물 농도측정 등에 요구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숙주 방어기전에 이상이 없는 환자의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는 가장 적절한 한 가지 항생제를 사용하여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항생제를 많이 사용할수록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습관적으로 2-3가지 항생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실제로는 과도한 항생제 병용이 환자에게 해를 주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항생제 병용의 단점으로는 정상 상재균에 영향을 주어 중복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여러 항생제에 내성발현과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으며, 비용의 증가, 심지어는 길항작용에 의해 항균효과가 더 감소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인균이 밝혀지고, 감수성이 있는 단일 항생제가 있다면 더더욱 항생제를 병용하여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하지만 불가피하게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병용하여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항생제 병용요법이 필요한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균은 다양한 돌연변이를 일으켜 항생제에 내성을 획득하게 되고, 특히 항생제의 국소 농도가 낮으면 내성균만 선택적으로 자라게 되어 치료에 실패하게 될 뿐만 아니라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때 작용기전이 다른 항생제를 동시에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내성균의 발현과 선택적 내성균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결핵과 에이즈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로, 3-4가지 약제를 동시에 투여해야 내성균 출현을 억제하며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복강 내 감염이나 골반 감염처럼 여러 세균의 혼합감염이 흔한 경우에는 두 가지 이상 항생제의 병용 투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광범위 항생제의 등장으로 한 가지 항생제만으로도 필요한 항균 영역을 확보하게 되었고, 단일 약제로도 치료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감염 초기에 적극적인 항생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때 초기에는 아직 원인균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병원체가 확인될 때까지 효과적인 항균 범위 확보를 위해 병용요법이 필요합니다. 패혈성 쇼크의 초기 경험적 치료에서도 이러한 원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것은 가장 큰 항생제 오남용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배양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임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내성이 있는 세균 감염증의 치료에 항생제 병용에 의한 상승적 살균작용을 이용하는 것은 매력적인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승작용이란 두 가지 항생제를 병용하여 투여할 경우 각각의 항생제의 효과를 합한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은 경우를 말합니다. 즉, 전혀 효과가 없는 A라는 약제와 약간의 효과가 있는 B라는 약제를 병용으로(A+B) 투여하였을 때 훨씬 강력한 항균효과를 보이는 경우를 상승작용이라고 합니다. 시험관 내에서 이런 상승작용을 보이는 항생제 조합은 많지만, 실제 임상적으로 증명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상승작용과 반대 현상을 보이는 경우를 길항작용이라고 합니다. 즉, 효과가 좋은 D라는 약제를 효과가 없는 C라는 약제와 병용하여(C+D) 투여하는 경우 오히려 D라는 약제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보다 효과가 감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약제를 잘못 병합하는 경우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동일한 세균이고 동일한 항생제 감수성 양상을 보이는 경우에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하는 약제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환자 상태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합니다. 고려해야 할 환자 요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환자에게 항생제를 사용하기 전에 과거 항생제 사용력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에 항생제에 대한 부작용이나 알레르기가 있었던 경우에는 가능한 동일한 약제의 사용을 피해야 하며, 경험적으로 사용했던 항생제에 효과가 없었다면 다른 약제로 변경을 해야 하므로 사용했던 항생제의 종류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병원을 옮겨야 하는 경우에도 사용했던 항생제의 이름을 적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에 따른 위 산도의 변화로 경구 항생제의 흡수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미숙아나 1년 이내의 어린이는 신기능이 아직도 미숙하므로 항생제의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신기능이 점차 감소되므로 노인에서 신장으로 배설되는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용량 조절을 고려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설파계 항생제는 신생아에게 사용하면 핵황달을 초래할 수 있으며, 테트라사이클린 제제는 뼈나 치아에 친화력이 커서 발육기에는 치아의 형성부전이나 착색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8세 미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퀴놀론계 항생제는 어린 동물에서 연골 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소아에게는 아직 권장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연령에 따른 특징적인 부작용과 금기 약제의 목록을 알고 있어야 약제로 인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약물대사에 관련된 유전적 이상에 따라 항생제 선택과 사용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약이라도 동양인과 서양인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의 종류가 다를 수 있으며, 특정 유전적 결함이 있는 사람은 특정 항생제에 대해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에게 근육주사를 하는 경우 항균제의 흡수가 잘 되지 않아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임신과 수유 역시 항생제 선택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대부분의 약물이 태반을 통과하기 때문에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많은 약제의, 태아에 대한 안전성에 관한 인체 자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과거부터 오래 사용되어 왔던 약제로서 사람에서의 안전성이 알려진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페니실린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입증된 대표적인 항생제입니다. 테트라사이클린 약제는 임신 중에 사용하면 태아의 치아와 뼈의 발육을 저해할 뿐 아니라 임산부에서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는 특히 임신 제 2기에 태아의 8번 뇌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장을 통하여 배설되는 약물은 신기능이 저하되면 체내에 축적되어 혈중농도가 상승하고 독성을 나타낼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주로 신장으로 배설되는 약제의 종류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며, 환자의 신장 기능에 따라 적절히 용량을 조절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아예 사용 금기인 약제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 하에 약제를 사용해야 합니다.신장 기능은 몇 가지 지표를 통하여 정량화할 수 있는 반면, 간기능의 정도를 정량화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간기능에 따른 항생제의 용량 조절에 대한 원칙은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간에서 대사되고 배설되는 항생제를 간기능이 나쁜 환자에게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환자측 인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부위입니다. 감염부위에 따라 항생제의 종류는 물론 투여경로 및 투여용량 등도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감염증은 혈관 내부가 아닌 신체의 어떤 특정 부위에서 생기며, 따라서 그 감염 부위에서의 항생제 농도에 따라 치료효과가 결정됩니다. 따라서 항생제 종류에 따라 인체의 어느 부위로 잘 침투할 수 있는지의 특성들을 미리 알고 있어야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인 급성 세균성 뇌수막염의 경우,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과 동일한 폐렴알균이 가장 흔한 원인균 임에도 불구하고, 폐렴과 뇌수막염에서의 항생제 선택 및 용법, 용량은 전혀 다릅니다.
심장 판막이나 뼈, 관절, 괴사조직 등에도 항생제의 침투가 잘 되지 않으므로 고용량의 항생제를 장기간 투여해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항생제의 배설 경로에 따라서도 항생제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간-담도를 통하여 배설되는 항생제는 담즙 내에서 높은 농도로 농축되므로 담관염 등의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신장으로 배설되는 항생제의 경우에는 요로감염의 치료에서 훨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감염부위에 피고름 등이 고여 있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국소 요인에 의해 항생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외과적으로 피고름을 뽑아내고 항생제를 사용해야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 관절이나 척추 고정을 위한 금속성 이물질이 삽입되어 있는 경우 이들 인공 삽입물 주변의 감염을 완치시키기 위해서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물질은 국소 방어기전을 방해하고, 세균이 잘 달라붙도록 도와주며, 면역세포의 탐식작용과 항생제의 침투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적절한 투여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약리학적 이론(약동학/약력학)에 기초하여야 합니다. 약동학은 투여한 항생제의 흡수-분포-대사-배설의 결과 얻게 되는 혈중농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어떻게 변하고, 조직과 체액에 나타나는 항생제의 농도는 시간에 따라서 어떻게 변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리고 약력학은 항생제의 농도와 효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이들 약동학/약력학에 기초한 항생제 용법, 용량 결정은 치료효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동학과 약력학의 개념
예를 들어 어떤 항생제는 항생제의 농도 자체보다 세균의 성장을 억제시킬 수 있는 최소농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시간에 따라 세균에 대한 살균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이런 종류의 항생제는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투여하거나 지속적으로 정맥 주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같은 살균 특성을 ‘시간-의존형(time-dependent) 살균효과’라고 합니다. ‘시간-의존형 살균효과’를 보이는 대표적인 항생제가 베타락탐계 항생제입니다. 이와는 달리 최고 농도가 높을수록 살균효과가 큰 항생제도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항생제는 하루에 투여할 수 있는 용량을 한 번에 투여하여 최고 농도를 높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와 같은 특성을 ‘농도-의존형(concentration-dependent) 살균효과’라고 하며,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가 여기에 속합니다. 즉, 각 항생제의 약력학적 특성에 따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투여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초기에 경험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에는 배양결과 및 항생제 감수성 결과에 따라 적절히 항생제 변경을 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원인균에 적절하게 항균범위가 좁은 항생제로, 독성이 약한 항생제로, 그리고 같은 효과라면 비용을 고려하여 저렴한 항생제로 변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초기에 경험적으로 선택했던 항생제가 감수성 결과 내성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주치의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변경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경험적으로 사용했던 항생제가 임상적으로 분명히 치료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나중에 약제 내성으로 확인되더라도 반드시 약제를 변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항생제를 언제 사용하기 시작하는지도 중요하지만 항생제를 중단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항생제를 지나치게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비용, 부작용, 내성 유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너무 짧게 사용하게 되면 재발하거나 충분한 치료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보통은 임상적으로 감염의 증상, 징후가 사라진 후 3-5일 정도면 항생제를 중단할 수 있으나, 감염의 종류, 숙주의 면역상태, 원인 미생물의 종류 등에 따라 항생제 사용 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 질환에 대해 알려진 최소한의 항생제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표. 질환별 항생제 사용기간
※ 사용하는 약제의 종류에 따라 치료기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

항생제의 부작용은 항생제의 계열에 따라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부작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개별 약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같은 계열의 항생제군 내에서도 부작용에 대한 교차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임상의들은 계열별로 특징적인 부작용도 알고 있어야 하지만, 개별 항생제의 대표적인 부작용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환자가 과거에 부작용을 경험했던 적이 있는 약제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환자들도 본인들이 중증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에는 그 부작용이 어떤 약제에 의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항생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의 예를 몇 가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혈액학적 부작용은 다양한 항생제들에 의해 흔히 발생하며 빈혈,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중에서도 백혈구 감소증과 혈소판 감소증이 항생제 치료와 관련하여 가장 흔히 발생하며, 베타락탐계 항생제와 설파계 성분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빈혈은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는데, 베타 락탐계의 경우 자가면역용혈빈혈을 유발할 수 있으며, 크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rimethoprim-sulfamethoxazole)은 엽산 결핍에 의한 거대적혈모구빈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많이 사용하였던 클로람페니콜(chlorampenicol)은 비가역적인 재생불량성빈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용량과 무관하게 발생하며, 투여 경로에 따라 경구, 직장, 국소 혹은 근육으로 투여 시에 발생하고, 정맥 투여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혈소판 기능장애를 일으켜 출혈성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제도 있습니다.
항생제에 의한 과민성 부작용으로 약열(약에 의한 발열), 약물 발진, 아나필락시스,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약물 유도성 전신홍반루푸스, 광독성 반응 등이 있습니다. 약열은 항생제의 가장 흔한 과민성 부작용으로, 입원환자 발열의 약 10-15%가 약열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약열은 어떤 항생제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으나, 항생제 이외의 약물에 의해서도 많이 유발되므로 약열을 일으킨 원인 약제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감염증의 증상은 호전되고 있는데 특별한 원인 없이 다시 열이 나는 경우에는 약열이 아닌지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대개는 원인 약제를 끊은 후 72시간 이내에 정상 체온으로 회복됩니다. 약물 발진은 약열을 유발하는 거의 모든 약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소적으로 가볍게 나타날 수도 있으나 전신성으로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과민반응에 의한 전신성 약물 발진의 예
피부 소견은 반구진 발진에서 표피가 벗겨지는 스티븐스존슨증후군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출혈반 양상을 나타낼 수 있으며, 거의 모든 경우 임상경과에 따라 소양증이 동반됩니다. 반코마이신을 빨리 주입하는 경우 히스타민 매개반응으로 안면부위가 붉게 달아오르는 레드맨증후군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는 베타락탐계 항생제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흔히 페니실린 쇼크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약물 투여 전에 피부반응 검사로 선별검사를 시행하지만 페니실린 외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페니실린의 경우도 100% 예측하지는 못합니다.
항생제는 다양한 신경학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각한 부작용에는 뇌염, 발작, 신경근육 차단, 근육 강직, 이(耳)독성, 실명 등이 있습니다. 신경근육 차단은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열 항생제를 폐에 분무형태나 복강 세척과 같이 다량이 흡수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일시적인 호흡정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독성은 아미노글리코사이드나 에리트로마이신을 비경구적으로 투여할 경우 가장 흔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독성은 달팽이관 이상에 의한 청력소실과 전정기관 이상에 의한 어지럼증으로 구분되며,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경우 대부분 이 두 가지가 모두 관련됩니다. 달팽이관 독성으로 인한 청력소실은 비가역적이며, 장기간 혈중 아미노글리코사이드 농도가 높게 유지된 경우에 발생합니다. 반면 어지럼증은 대개의 경우 약을 중단한 후 2-3일 이내에 소실됩니다. 항생제와 관련된 실명은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항결핵제 중 에탐부톨(ethambutol)에 의한 시신경 독성으로 유발될 수 있습니다. 용량을 체중 kg당 25mg 이상의 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항결핵약을 투여받는 경우 책 혹은 신문을 읽을 때 시력변화를 느낀다면 정밀한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심장 전도장애는 항생제에 의해 잘 유발되지는 않으나, 심장 전도장애로 인해 심실성 부정맥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퀴놀론 계열 항생제 일부가 심장 전도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드물게 저혈압을 유발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약물들이 구역, 구토 등 위장관계 부작용을 유발하는데, 항생제도 예외는 아닙니다. 항생제 중에서는 마크로라이드(macrolide)계 항생제의 경구 투여가 가장 어려우며, 심한 경우에는 약물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항생제 관련 설사는 다양한 기전으로 유발되는데, 항생제가 대장의 상재균의 변화를 초래하여 독소를 분비하는 세균이 번식하면서 독소에 의한 설사와 장염이 일어나는 경우와, 대장의 상재균의 변화로 탄수화물 발효 장애를 유발하여 장관 내강의 삼투성 농도가 증가하여 설사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근위부 위장관에서 90% 이상 흡수가 되는 경구용 항생제들은 구역, 구토, 자극성 설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항생제에 의한 간 부작용으로는 약제 유도성 간염, 담즙 분비장애, 간 괴사 등이 있습니다. 경미하고 일과성인 혈청 아미노전이효소의 상승은 매우 다양한 약제에 의해 흔히 발생하며, 약제를 중단하면 수일 내에 회복됩니다. 담즙 분비장애는 항생제 이외의 약물에 의하여 흔히 유발되며, 항생제 중에는 에리트로마이신이 가장 흔한 유발 약제입니다.
신(콩팥)독성은 사구체성 혹은 세뇨관성 독성으로 나타나며, 다양한 항생제에 의하여 유발됩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와 반코마이신이 대표적인 신독성 항생제입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의한 세뇨관 기능장애는 대개 하루 여러 번 투여하는 요법을 2주 이상 정맥 투여 시 발생합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 사용을 가능한 2주 이내로 줄이고, 1일 1회 투여요법을 하는 경우 신독성 유발은 매우 낮습니다. 반코마이신은 기존의 신부전증, 다른 신독성 유발 약물과의 동시 투여, 고령, 탈수 등의 위험인자가 있을 때 신독성을 잘 유발합니다. 신독성이 유발된 경우 투여를 중단하면 대부분의 경우 신기능은 회복됩니다.
기타 부작용으로는 정맥염, 관절병증, 힘줄염과 힘줄 파열, 피부 변색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퀴놀론은 어린이의 연골형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므로 소아에게 기본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4주 정도의 비교적 단기간 사용으로 연골발생장애나 관절병증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항생제 관련 부작용은 약물을 중단하면 가역적으로 신속히 회복되지만,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이독성과 같이 비가역적인 독성도 있으며, 스티븐스존슨증후군과 같이 매우 치명적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항생제 사용 기간 동안에는 부작용의 징후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아나필락시스로 인한 쇼크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과거 부작용의 병력 조사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입원을 요하는 중증 감염증이 아니라면 경구용 항생제와 주사 항생제의 효과는 차이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원인균이 다약제 내성 균주로 확인된 경우 효과적인 경구 항생제가 없다면 부득이 입원하여 주사 항생제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항생제 주사 한 방’으로 치료되는 질환은 거의 없기 때문에 ‘주사 한 방’ 맞는 것은 치료 면에서 심적인 위안감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외래에서 치료가 가능한 정도의 감염질환이라면 적절한 용법과 용량으로, 규칙적으로, 적절한 기간 동안 경구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잘 치료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규칙적으로 복용하거나 용법이나 용량이 잘못된 경우에는 오히려 내성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 투약을 중단하면 2-3일 이내에 부작용은 회복됩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나타나면 바로 주치의와 상의하여 부작용에 대한 처치와 함께 약제 변경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임의로 투약을 중지하면 원래 치료하고자 했던 감염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고, 투약을 지속하다가 부작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으므로 가능한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항생제는 전문의약품이므로 약국에서 마음대로 구입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은 후에 필요에 따라 처방이 되어야 구입이 가능합니다.
과거에 사용하다 남은 항생제를 비슷한 증상이 발생하면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항생제는 소화제처럼 한두 번 복용하다 마는 약제가 아닙니다. 적절한 용법, 용량, 기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게 되면 같은 균이라고 하더라도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게 되어 나중에는 더욱 치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는 것 자체가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아 재발을 하는 경우이거나 항생제 내성이 생겨 잘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감염이 의심되는 부위(예: 소변, 객담, 대변, 혈액 등)에서의 검체 채취를 통해 세균 배양검사 등의 필요한 검사를 시행한 후 항생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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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강텔링
2012. 9. 5. 10:54

항생제 건강생활2012. 9. 5. 10:54

‘항생제’는 “미생물에 의하여 만들어진 물질로서, 다른 미생물의 성장이나 생명을 막는 물질”을 말합니다. 그러나 항생제 중에는 미생물에서 유래하지 않고 합성된 것도 있으며, 처음 발견은 미생물에서 하였지만 인공적으로 합성된 약물, 또는 기존 항생제의 구조 중 일부를 변경하여 만든 반합성 약물 등이 있는데, 이러한 약물은 ‘항생제’보다는 ‘항균제’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세균 이외에 진균(곰팡이)이나 바이러스 등 미생물에 작용하는 약제는 항균제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으며, 이러한 약을 모두 포함시킨다면 ‘항미생물제제(antimicrobial agents)’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편의상 여기서는 세균에 작용하는 약제에 국한하여 ‘항생제’를 설명하겠습니다.
항생제는 작용기전 또는 항균 영역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항균 영역이란 항생제가 어떤 종류의 세균에 효과적인지를 의미합니다. 보통 세균을 크게 분류하면, 세균을 그람염색이라는 방법으로 염색을 했을 때 염색되는 색깔에 따라 그람 음성균 또는 그람 양성균으로 분류하고, 모양에 따라 막대 모양의 막대균, 공 모양의 알균으로 분류하며, 자라는 데 있어서 산소가 필요한 지 유무에 따라 호기성 세균, 혐기성 세균 등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그람양성 알균과 그람음성 막대균이 가장 흔합니다. 그래서 항생제를 처방하는 의사들은 그람양성균에 효과적인 항생제, 그람음성균에 효과적인 항생제, 혐기성 세균에 효과적인 항생제 등으로 구분하여 항생제를 처방할 때 실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항생제는 세균뿐만 아니라 인체 세포에도 해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좋은 항생제라 하더라도 인체 세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면 치료제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항생제의 표적은 미생물에만 존재하거나 미생물의 성장 또는 증식에 필수적인 것이어야 하며, 인체 세포에는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미생물에만 영향을 주는 작용을 선택적 독성이라고 하며, 대표적인 예가 페니실린 같은 베타락탐계 항생제입니다. 베타락탐계 항생제는 인체 세포에는 없는 세포벽의 합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항생제의 특징적인 작용기전과 그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항생제 종류를 소개하겠습니다.
항생제의 작용기전에 따른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표. 항생제의 작용기전에 의한 분류
세균은 인체 세포에는 없는 세포벽이라는 구조로 둘러싸여 있어 인체 내의 삼투압보다 훨씬 높은 세균 내 압력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세균이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하는 세포벽의 각 합성단계에서 합성을 억제하게 되면 세균은 파괴됩니다.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에는 베타락탐계 항생제(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등)와 반코마이신 같은 항생제들이 포함됩니다.
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는 주로 증식 중인 세균에 대해서만 항균작용을 나타내게 됩니다. 그러나 세균 중에는 세포벽이 없는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 등과 같은 세균이 있는데, 이와 같은 세균에는 세포벽 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를 아무리 투여하여도 항균효과가 없으며, 인체 세포에도 세포벽이 없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세포막은 투과 장벽으로 선택적 능동수송을 수행함으로써 세포 내부의 구성물질을 조절하는데, 이러한 투과성이 변화되면 고분자 물질이나 이온들이 세포를 빠져나와 세포가 사멸됩니다. 세균과 진균의 세포막은 인체 세포의 세포막과 달라 선택적 화학요법이 가능합니다. 즉, 세포막에 작용하는 항생제는 세포막의 투과성을 변화시켜 세균으로 하여금 세포 내, 외부의 균형을 잃게 하여 사멸하게 합니다. 그러나 대량 투여시에는 인체 세포에 대해서도 독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세포막 기능을 억제하는 약제로는 항진균제와 그람음성균에 작용하는 폴리믹신(polymyxin) 등이 있습니다. 항진균제로는 암포테리신(amphotericin B), 케토코나졸(ketoconazole), 플루코나졸(fluconazole),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 등이 대표적입니다.
세균이 증식하려면 필요한 단백이 세포질 내에서 합성되어야 합니다. 이 단백합성이 억제되면 세균은 증식할 수 없게 됩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Aminoglycoside),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마크로라이드(macrolide), 린코사마이드(lincosamide), 클로람페니콜(chloramphenicol) 등이 세균의 단백합성을 억제함으로써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인체 세포의 리보솜은 세균의 리보솜과 다른 구성을 하고 있어 상기 항생제의 영향을 적게 받게 됩니다.
핵산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는 세균 증식에서 필요한 과정인 DNA의 전사 및 RNA 형성을 방해하여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항결핵제인 리팜핀(Rifampicin)은 DNA 의존성 RNA 중합효소와 결합하여 RNA 합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내성 균주의 경우, 염색체 변이에 의하여 RNA 중합효소가 변화하여 리팜핀과 결합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 효소는 세균에 있는 것과 인체 세포에 있는 것이 서로 달라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세균의 DNA 복제 과정에는 이중나선이 갈라진 다음 각 가닥이 엉키는 과정을 방지하기 위하여 역행으로 틀게 하는 DNA gyrase라는 효소가 관여하는데, 퀴놀론계 항생제는 이 효소의 A subunit와 결합하여 세균 성장을 억제하게 됩니다.
핵산 합성의 중요한 전구물질인 엽산의 합성 억제에 관련되는 약물이 항생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엽산은 DNA 합성에 관여하는 물질이지만 인체에서는 생합성되지 않아 외부로부터 음식에 포함되어 섭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세균은 자체 내에서 생합성하여 사용하며 외부에서 생성된 엽산을 이용할 능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엽산합성에 관련되는 과정에 장애를 주는 약물은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세균에게는 지장을 주어 결과적으로 항균력을 보이게 됩니다. 술포아미드(Sulfonamide)와 트리메소프림(trimethoprim)을 병용하면 일련의 엽산합성 과정 중 각기 다른 단계에서 억제하는 작용으로 상승효과가 있습니다.
항생제의 작용기전
베타락탐계 항생제는 화학구조상 베타락탐 고리(β-lactam ring)를 기본 구조로 하는 항생제를 말합니다. 페니실린과 세팔로스포린이 베타락탐계의 가장 대표적인 항생제입니다. 그 외에 모노박탐(monobactam), 카바페넴(carbapenem)계 등의 약제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화학 구조식에 공통적으로 베타락탐 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베타락탐계 항생제의 구조
세균 중에는 베타락탐 고리를 파괴할 수 있는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분비하여 이들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낼 수 있는데,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억제할 수 있는 약제(베타락탐 분해효소 억제제)를 첨가하여 같이 사용하면 항생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임상에서는 베타락탐계 항생제와 베타락탐 분해효소 억제제가 복합되어 있는 항생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페니실린은 처음 사용된 직후 그람양성균인 포도알균 감염증 치료에 아주 극적인 효과를 발휘하였으나, 사용이 증가하면서 포도알균이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여 페니실린에 내성을 나타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페니실린 분해효소는 베타락탐 고리를 가수분해하여 항균력을 사라지게 합니다.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균주가 점차 증가하여, 결국 페니실린은 포도알균 감염증 치료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1960년에는 페니실린 분해효소에 의하여 가수분해 되지 않는 페니실린인 메티실린(methicillin)이 개발되어,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포도알균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부류의 항생제를 항포도알균 페니실린이라 하며, 여기에는 메티실린 이외에 옥사실린(oxacillin), 나프실린(nafcillin)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포도알균에서 생산하는 페니실린 분해효소에 의하여 가수분해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지 않는 그람양성 알균에 대하여는 페니실린 G의 항균력이 더 좋습니다.
페니실린 G는 그람양성 알균과 일부 그람음성 알균에만 항균력이 있고 그람음성 막대균에는 항균력이 없는데, 그 이유는 페니실린 G가 그람음성 막대균의 외막을 투과할 수가 없어 페니실린 결합단백(penicillin binding protein, PBP)과 결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961년에 개발된 암피실린(ampicillin)은 일부 그람음성 막대균의 외막을 투과하여 PBP와 결합하기 때문에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을 비롯하여 일부 그람음성 막대균에 항균력이 있습니다. 이와 구조가 비슷한 아목시실린은, 항균력은 암피실린과 거의 같지만 위장관에서의 흡수가 잘 되어 경구 투여시 암피실린보다 높은 혈중 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 후에 개발된 카르복시페니실린(carboxypenicillin)은 그람음성 막대균에 대한 항균력이 뛰어나 녹농균에까지 항균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카르복시페니실린과 항균 영역은 비슷하지만 항균력이 더 강력한 약제로는 유레이도페니실린(uredopenicillin), 피페라실린(piperacillin) 등이 포함됩니다. 카르복시페니실린과 유레이도페니실린을 합하여 ‘항녹농균 페니실린’이라고도 합니다.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는 항균영역 및 특징에 따라 1세대부터 4세대까지로 구분합니다.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는 현재 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 군으로, 개발되어 있는 항생제 숫자도 가장 많습니다.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의 세대 구분은 각 세대별 효과적인 항균영역에 차이가 있는 것이지 무조건 세대가 높아진다고 해서 강력한 항생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1세대 세팔로스포린은 그람양성균에 훨씬 더 효과적이며, 3세대 세팔로스포린은 그람음성균에 더 효과적입니다. 즉, 원인균의 종류에 따라서 선택하는 항생제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이지 질환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높은 세대의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1세대 세팔로스포린은 포도알균에서 생산되는 페니실린 분해효소에 의하여 베타락탐 고리가 가수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페니실린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포도알균에 항균력이 있으며, 이외에도 장구균이나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을 제외한 다른 그람양성 알균에도 항균력이 좋습니다. 그람음성 막대균 중에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등에 항균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헤모필루스(Haemophilus)를 비롯한 다른 그람음성 막대균에는 항균력이 없으며, 많은 혐기성 세균에도 항균력이 없습니다. 1세대에 속하는 세팔로스포린들은 약제에 따른 항균력의 차이가 거의 없으며, 이들은 혈중 반감기도 거의 같아 1시간 내외이지만, 세파졸린(cefazolin)만은 2시간 정도로 길기 때문에 다른 1세대 약제보다 혈중농도가 높게 유지되고 투여간격도 유리합니다. 수술창상 감염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예방적 항생제 선택시 피부 상재균인 포도알균에 효과가 좋은 1세대 세팔로스포린이 가장 적절한 항생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세대 세팔로스포린은 우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aemophilus influenzae)에 항균력이 있으며, 그 외에는 약제에 따라 항균력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1세대에 비하여 그람음성균에 대한 항균영역이 넓어졌으며, 혐기성 세균에 대해서도 항균력이 매우 좋습니다.
3세대 세팔로스포린도 약제에 따라 항균영역이 조금씩 다릅니다. 주로는 1, 2세대 세팔로스포린보다 그람음성균에 대한 항균력이 좋으며, 크게 녹농균에 항균력이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녹농균에 항균력이 좋은 약제로는 세프타지딤(ceftazidime), 세포페라존(cefoperazone) 등이 있으며, 녹농균에 항균력은 약하지만 그람양성균에도 항균력이 좋은 약제로는 세포탁심(cefotaxime), 세프티족심(ceftizoxime) 및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 등이 있습니다. 혈중 반감기도 약제에 따라 달라 세포탁심(cefotaxime)은 1시간 정도로 하루 4회 투여하여야 하지만,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은 반감기가 약 8시간으로 하루 한 번 투여로 충분합니다.
4세대 세팔로스포린의 특징은 베타락탐 분해효소에 대한 안정성이 기존의 세팔로스포린에 비하여 매우 좋으며, 그람음성 막대균의 외막을 매우 빨리 투과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항균영역은 그람음성균에 대하여는 세프타지딤(ceftazidime) 정도의 항균력을, 그람양성균에 대하여는 세포탁심(cefotaxime) 정도의 항균력을 갖고 있습니다.
모노박탐은 베타락탐 고리 단독으로 구성된 약제로, 그람음성균에 대한 항균력이 매우 좋은 반면에, 그람양성균이나 혐기성 세균에는 항균력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베타락탐 항생제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 다른 베타락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교차 과민반응 때문에 위험성이 있지만, 모노박탐은 베타락탐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베타락탐 항생제와 교차 과민반응을 갖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바페넴(carbapenem)은 항균영역이 가장 넓은 항생제로 그람양성균, 그람음성균 및 혐기성 세균에 모두 항균력이 좋은 항생제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이미페넴(imipenem)은 신장에서 가수분해된다는 점과 중추신경계에 부작용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근래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메로페넴(meropenem) 등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비가역적으로 억제하는 클라블란산(clavulanic acid), 설박탐(sulbactam) 및 타조박탐(tazobactam )등 베타락탐 분해효소 억제제는 항균력은 거의 없지만 베타락탐 분해효소에 의하여 가수분해가 잘 되는 베타락탐 항생제와 병합된 약제로 상품화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암피실린/설박탐(Ampicillin/sulbactam),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Amoxicillin/clavulanate), 피페라실린/타조박탐(Piperacillin/tazobactam) 등이 있으며,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생성하는 균에 대하여 항균력이 매우 좋습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는 그람음성 세균의 외막에 있는 포린(porin)이라는 구멍단백 통로를 통하여 세포질 주위 공간으로 이동하며, 이후 능동적인 운반에 의하여 세포 내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세균 리보솜의 30S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하여 단백합성을 억제하여 살균작용을 나타냅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특징은 대부분의 그람음성균에 항균력이 좋지만 혐기성 세균에는 항균력이 없으며, 경구 투여시 위장관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고, 혈관-뇌 장벽을 잘 통과하지 못합니다. 신독성 및 이(耳)독성 등의 부작용이 잘 생기기 때문에, 특히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혈중농도를 측정해 가면서 주의해서 투여해야 합니다.
1944년 스트렙토미세스 그리세우스(Streptomyces griseus)에서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을 처음 추출하여 결핵환자의 치료에 사용하였으며, 과거 수십 년간 결핵치료의 1차 약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1957년 일본에서는 S. kanamyceticus로부터 카나마이신(kanamycin)을 추출하였으며, 카나마이신도 현재는 거의 결핵약으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네오마이신(neomycin)은 항균력이 좋지만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전신 감염증에는 사용되지 못하고, 수술 전 또는 간성 혼수에 장내세균 감소를 목적으로 경구용으로 사용gk거나, 상처에 대하여 연고형태로 사용gkq니다.
1964년에는 겐타마이신(gentamicin)이 미크로모노스포라(Micromonospora)에서 추출되어 그람음성균 감염증 치료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었는데, 이것이 실제적인 아미노글리코사이드 항생제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1971년에 만들어진 토브라마이신(tobramycin)은 겐타마이신 내성인 녹농균에 좋은 효과를 보이고, 신독성이 덜하다고 하지만, 내성균의 발현으로 현재는 겐타마이신과 거의 비슷한 항균력을 보입니다. 아미카신(amikacin)은 카나마이신의 반합성 유도체로,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내성을 일으키는 플라스미드(plasmid) 매개 효소에 대해 안정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겐타마이신 및 토브라마이신에 내성인 그람음성 막대균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시소마이신(sisomicin)과 네틸마이신(netilmicin)은 Micromonospora inyoensis로부터 얻어졌으며 항균영역은 겐타마이신이나 토브라마이신과 유사하지만 세균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아스트로마이신(astromicin)은 히로시마 토양에서 분리된 Micromonospora olivoasterspora로부터 만들어졌으며, 다른 아미노글리코사이드와 달리 신독성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세파마이신(isepamicin)은 겐타마이신 B의 유도체로서,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작용하는 여러 효소에 대하여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에 다른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내성인 균을 위하여 사용을 제한해야 합니다. 아베카신(arbekacin)은 카나마이신의 유도체로서 기존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항균력과 유사하며, 일본에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감염증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약제입니다.
마크로라이드란 “커다란 고리(large ring)”라는 뜻으로, 세균 리보솜의 50S와 결합하여 단백합성을 억제하므로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14각형, 15각형, 16각형의 고리 구조로 되어 있으며, 에리트로마이신(erythromycin),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 클래리트로마이신(clarithromycin) 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항균작용에서 큰 차이가 없이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 클라미디아(Chlamydia), 레지오넬라(Legionella), 캄필로박터(Campylobacter) 등의 세균에 좋은 항균효과를 보입니다. 그람양성균, 나이세리아균(Neisseria), 헤모필루스균(Hemophilus influenzae), 백일해균 및 혐기성 세균 등에서도 비슷한 항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는 페니실린에 감수성이 있는 세균에도 항균력이 좋기 때문에 페니실린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 페니실린 대신 투여할 수 있습니다.
에리트로마이신은 세균의 50S와 가역적 결합을 하여 펩티드 결합을 정지시키고 결국은 단백질의 합성을 억제하여 항균력을 나타냅니다. 특히 그람양성균에서는 그람음성 막대균보다 세포질 내에 약 100배 정도 높은 농도로 분포하므로 보다 강한 항균력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살균작용은 항생제가 고농도일 때, 세균 수가 적을 때, 빨리 성장할 때에 나타나고, 산도(pH)가 높아지면 에리트로마이신 자체가 염기이므로 비이온화된 항생제가 상대적으로 많아져서 세균을 잘 투과하여 항균력이 증가됩니다. 일반적으로 통상 용량으로 체내에서 도달할 수 있는 농도에서는 정균작용만을 나타냅니다.
클래리트로마이신은 헤모필루스균(H. influenzae)에 대한 항균력은 에리트로마이신의 절반 정도이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호기성균에 대해서는 같거나 2배 이상의 항균력을 보입니다. 이외에도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나 미코박테리움 감염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1948년 Streptomyces aureofaciens에서 추출된 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chlortetracycline)이 처음 소개되면서 호기성 그람양성균 및 그람음성균, 혐기균, 리케치아, 마이코플라즈마, 클라미디아 등 여러 종류의 세균에 우수한 항균 효과를 보여 ‘광범위 항생제’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말라리아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1950년에 옥시테트라사이클린(oxytetracycline), 1952년에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1957년에 디메틸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demethylchlortetracycline, demeclocycline), 1959년에는 메타사이클린(methacycline)이 개발되었으며, 1960년대에 들어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과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이 개발되었습니다.
1953년 최초로 테트라사이클린에 내성을 갖는 세균이 확인된 이후 현재는 다양한 세균에서 내성이 증가하여, 이로 인해 과거에 사용되던 많은 감염증의 치료에서 테트라사이클린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티게사이클린(tigecycline)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페니실린 내성 폐렴알균(PRSP) 등의 내성 세균에도 항균력이 있는 글라이실사이클린(glycylcycline) 계열의 새로운 항생제입니다.
글리코펩티드계 항생제는 세균의 세포벽 생합성을 억제하여 작용하는 강력한 항생제로, 주로 그람양성균에만 작용하는 비교적 좁은 항균영역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반코마이신(vancomycin)과 타이코플라닌(teicoplanin)이 포함됩니다.
반코마이신은 보루네오섬의 토양에서 발견된 Streptomyces orientalis에서 얻었습니다. 1958년 처음 임상적으로 사용되었을 때에는 완전 정제가 어려워 부작용이 많았으며, 주로 페니실린에 내성이 있는 포도알균의 치료에 사용되었으나 부작용이 더 적은 메티실린이 등장하면서 그 사용이 급격히 감소되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말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이 점차 증가하면서 반코마이신의 사용이 다시 증가하게 되었고, 또한 정제 기술의 발달로 부작용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후 반코마이신은 중환자실 환자, 항암요법 후의 백혈구감소증 환자, 인공 관절 및 심장 판막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타이코플라닌은 Actinoplanes teichomyceticus에서 추출된 항생제입니다. 반코마이신이 정맥주사만 가능한데 비해 타이코플라닌은 근육주사도 가능하고, 반코마이신의 부작용인 “red-man syndrome”도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한 반감기가 반코마이신보다 길어 하루 한 번의 투여가 가능합니다. 항균범위는 반코마이신과 유사하지만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수년간 반코마이신은 거의 모든 그람양성 알균에 대하여 우수한 항균력을 유지하여 왔으나, 1986년 유럽에서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장알균(VRE)이 처음 보고된 이후 최근까지 병원 내에서 VRE에 의한 집락/감염환자의 발생이 현저히 증가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병원 내에서 분리되는 장알균의 5-15%가 반코마이신에 내성균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VRE보다 병독성이 강한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알균(VRSA)이 이미 보고되고 있고, 반코마이신의 무절제한 사용이 지속된다면 VRSA의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린코마이신(Lincomycin)은 Streptomyces lincolnensis에서 분리되었으며, 항균력은 에리트로마이신과 흡사하지만 화학적 성상은 다릅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클린다마이신(Clindamycin)을 더 많이 사용하는데, 클린다마이신은 린코마이신의 구조를 변화시킨 것으로 위장관에서 흡수가 더 잘 되고 항균력이 더 강하고 부작용이 적습니다. 대부분의 혐기성 세균에 대해 항균력이 좋아서 심부 농양 등 혐기성 세균에 의한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퀴놀론은 합성 화합물이며, DNA gyrase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DNA의 복제를 방해하므로 항균작용을 나타냅니다. 최초의 퀴놀론은 날리딕스산(nalidixic acid)로서 1962년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chloroquine)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옥소리산(oxolinic acid)과 cinoxacin 등이 개발되었으나 날리딕스산(nalidixic acid)과 마찬가지로 작용 범위가 일부 그람음성균에만 국한되고, 심장독성 등의 부작용, 신속한 내성발현 등의 단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비뇨기계 감염증 정도에만 일부 사용되었을 뿐 1970년대 말까지는 거의 잊혀져 가던 항생제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 이 약제들의 구조에 플루오린(fluorine ,F) 기와 피페라진(piperazine) 기를 붙임으로써 퀴놀론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F기를 부착함으로써 그람음성균에서 그람양성균까지 작용 범위를 넓히고, piperazine 기를 붙임으로써 녹농균에 대해서도 항균작용을 가지게 되었으며, 구세대의 퀴놀론에 비해 체내 흡수율이 향상되고 부작용도 줄어들어 오늘날 적지 않은 비중으로 쓰임새가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종류의 퀴놀론은 F기를 부착하였다는 공통점에 의해 플로로퀴놀론(fluoroquinolone, FQ)으로 부릅니다.
최근에는 그람음성균 외에도 그람양성균, 특히 최근 문제가 되는 페니실린 내성 폐렴알균(PRSP)에 대한 항균력이 강력한 약제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이 약제들로는 moxifloxacin, gatifloxacin, gemifloxacin 등이 있습니다. 퀴놀론계 항생제는 기존의 항생제와 구조식이 달라 내성균의 발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예상과는 달리 내성균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chloramphenicol, sulfa제 및 trimethoprim, polymyxin, bacitracin, mupirocin, fusidic acid, streptogramin, oxazolidinone 등 다양한 항생제가 과거로부터 또는 최근에 개발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성으로 인해 이제는 각 항생제의 약동학적 특성과 항균 범위, 항균 기전 등을 고려한 맞춤형 처방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과거 페니실린밖에 없었던 시절에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감염질환에 대해 어떤 항생제를 처방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종류의 항생제들이 개발되어 있어, 각각의 약리학적 특성 및 항균 범위, 작용 기전, 내성 양상, 약물 상호작용 등 항생제 하나를 선택할 때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새롭게 개발되는 항생제들을 과거의 습관대로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항생제의 오남용과 함께 약제 내성의 증가, 치료 실패의 증가,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 증가 등 많은 부작용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은 항생제의 사용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로, 약제 하나하나의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적어도 다음의 사항들을 반드시 고려하여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료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잘못된 항생제 사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증에 대한 치료제이므로 세균에 의한 감염증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하여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입니다. 문제는 세균에 의한 감염증이 아닌 경우에도 많은 항생제가 오남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질환 중 하나인 상기도 감염증, 특히 감기는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 사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흔히 감기라고 하면 급성 비인두염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80% 이상이 바이러스에 의하므로 세균성 인두염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급성 인두염에서 발열이 없고, 인두에 발적이 없으며, 뚜렷한 감기증상이 동반되어 있다면 세균에 의한 인두염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편도나 인두에 누런 삼출물이 관찰되거나 고열과 압통을 동반한 경부 림프절 종창이 있다면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보고 항생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부비동염의 경우에도 코 안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누렇게 고름과 같다는 것만으로는 항생제 치료의 적응증이 되지 않으며, 다만 치통, 두통 및 눈 주위 통증이 동반되거나, 누런 콧물이 10-14일 이상 지속되면 항생제 투여를 고려해야 합니다. 열이 난다고 무조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도 항생제 오남용의 큰 원인이 되고 있는데, 비감염성 질환에서 일시적인 발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질환은 항생제를 가능한 빨리 사용해야 하는 내과적 질환에 해당되므로 이들 질환의 감별을 신속히 해야 합니다.


표. 항생제 사용이 필요한 감염질환의 예
항생제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인체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감염을 일으킨 원인균을 확실히 규명하여 그 세균에 맞는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은 치료 성공의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따라서 원인 미생물을 정확히 알기 위한 검체 채취는 항생제 선택에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항생제 투여를 시작하기 전에 검체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항생제를 사용한 후에 검체를 채취한 경우에는 원인균이 잘 배양되지 않으므로 나중에 초기 항생제에 효과가 없는 경우 항생제 변경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감염이 의심되는 부위에서 검체를 얻는 것이 중요하며,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동시에 혈액 배양을 해야 합니다. 세균 배양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나 병원체가 확인되지 않아 경험적으로 항생제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도 아무 항생제나 사용할 것이 아니라, 임상적·역학적 상황을 고려하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병원균을 추정하여 효과적인 항생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세균 배양검사에서 병원체가 분리되면 이를 이용하여 직접 항생제에 대한 감수성 검사를 할 수 있으므로 감수성이 있는 항생제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감수성을 보이는 항생제 중에서도 항생제의 약동학적 특성, 작용기전, 항균 범위, 약물 알레르기 유무, 가능한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선택해야 하며, 감염질환의 중증도나 감염부위 등의 숙주 요인도 고려해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또한 사용할 항생제의 비용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데, 약물 자체의 비용도 중요하지만 투여 용량, 투여 간격, 부작용, 약물 농도측정 등에 요구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숙주 방어기전에 이상이 없는 환자의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는 가장 적절한 한 가지 항생제를 사용하여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항생제를 많이 사용할수록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습관적으로 2-3가지 항생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실제로는 과도한 항생제 병용이 환자에게 해를 주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항생제 병용의 단점으로는 정상 상재균에 영향을 주어 중복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여러 항생제에 내성발현과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으며, 비용의 증가, 심지어는 길항작용에 의해 항균효과가 더 감소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인균이 밝혀지고, 감수성이 있는 단일 항생제가 있다면 더더욱 항생제를 병용하여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하지만 불가피하게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병용하여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항생제 병용요법이 필요한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균은 다양한 돌연변이를 일으켜 항생제에 내성을 획득하게 되고, 특히 항생제의 국소 농도가 낮으면 내성균만 선택적으로 자라게 되어 치료에 실패하게 될 뿐만 아니라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때 작용기전이 다른 항생제를 동시에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내성균의 발현과 선택적 내성균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결핵과 에이즈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로, 3-4가지 약제를 동시에 투여해야 내성균 출현을 억제하며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복강 내 감염이나 골반 감염처럼 여러 세균의 혼합감염이 흔한 경우에는 두 가지 이상 항생제의 병용 투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광범위 항생제의 등장으로 한 가지 항생제만으로도 필요한 항균 영역을 확보하게 되었고, 단일 약제로도 치료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감염 초기에 적극적인 항생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때 초기에는 아직 원인균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병원체가 확인될 때까지 효과적인 항균 범위 확보를 위해 병용요법이 필요합니다. 패혈성 쇼크의 초기 경험적 치료에서도 이러한 원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것은 가장 큰 항생제 오남용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배양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임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내성이 있는 세균 감염증의 치료에 항생제 병용에 의한 상승적 살균작용을 이용하는 것은 매력적인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승작용이란 두 가지 항생제를 병용하여 투여할 경우 각각의 항생제의 효과를 합한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은 경우를 말합니다. 즉, 전혀 효과가 없는 A라는 약제와 약간의 효과가 있는 B라는 약제를 병용으로(A+B) 투여하였을 때 훨씬 강력한 항균효과를 보이는 경우를 상승작용이라고 합니다. 시험관 내에서 이런 상승작용을 보이는 항생제 조합은 많지만, 실제 임상적으로 증명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상승작용과 반대 현상을 보이는 경우를 길항작용이라고 합니다. 즉, 효과가 좋은 D라는 약제를 효과가 없는 C라는 약제와 병용하여(C+D) 투여하는 경우 오히려 D라는 약제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보다 효과가 감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약제를 잘못 병합하는 경우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동일한 세균이고 동일한 항생제 감수성 양상을 보이는 경우에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하는 약제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환자 상태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합니다. 고려해야 할 환자 요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환자에게 항생제를 사용하기 전에 과거 항생제 사용력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에 항생제에 대한 부작용이나 알레르기가 있었던 경우에는 가능한 동일한 약제의 사용을 피해야 하며, 경험적으로 사용했던 항생제에 효과가 없었다면 다른 약제로 변경을 해야 하므로 사용했던 항생제의 종류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병원을 옮겨야 하는 경우에도 사용했던 항생제의 이름을 적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에 따른 위 산도의 변화로 경구 항생제의 흡수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미숙아나 1년 이내의 어린이는 신기능이 아직도 미숙하므로 항생제의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신기능이 점차 감소되므로 노인에서 신장으로 배설되는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용량 조절을 고려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설파계 항생제는 신생아에게 사용하면 핵황달을 초래할 수 있으며, 테트라사이클린 제제는 뼈나 치아에 친화력이 커서 발육기에는 치아의 형성부전이나 착색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8세 미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퀴놀론계 항생제는 어린 동물에서 연골 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소아에게는 아직 권장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연령에 따른 특징적인 부작용과 금기 약제의 목록을 알고 있어야 약제로 인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약물대사에 관련된 유전적 이상에 따라 항생제 선택과 사용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약이라도 동양인과 서양인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의 종류가 다를 수 있으며, 특정 유전적 결함이 있는 사람은 특정 항생제에 대해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에게 근육주사를 하는 경우 항균제의 흡수가 잘 되지 않아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임신과 수유 역시 항생제 선택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대부분의 약물이 태반을 통과하기 때문에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많은 약제의, 태아에 대한 안전성에 관한 인체 자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과거부터 오래 사용되어 왔던 약제로서 사람에서의 안전성이 알려진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페니실린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입증된 대표적인 항생제입니다. 테트라사이클린 약제는 임신 중에 사용하면 태아의 치아와 뼈의 발육을 저해할 뿐 아니라 임산부에서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는 특히 임신 제 2기에 태아의 8번 뇌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장을 통하여 배설되는 약물은 신기능이 저하되면 체내에 축적되어 혈중농도가 상승하고 독성을 나타낼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주로 신장으로 배설되는 약제의 종류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며, 환자의 신장 기능에 따라 적절히 용량을 조절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아예 사용 금기인 약제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 하에 약제를 사용해야 합니다.신장 기능은 몇 가지 지표를 통하여 정량화할 수 있는 반면, 간기능의 정도를 정량화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간기능에 따른 항생제의 용량 조절에 대한 원칙은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간에서 대사되고 배설되는 항생제를 간기능이 나쁜 환자에게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환자측 인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부위입니다. 감염부위에 따라 항생제의 종류는 물론 투여경로 및 투여용량 등도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감염증은 혈관 내부가 아닌 신체의 어떤 특정 부위에서 생기며, 따라서 그 감염 부위에서의 항생제 농도에 따라 치료효과가 결정됩니다. 따라서 항생제 종류에 따라 인체의 어느 부위로 잘 침투할 수 있는지의 특성들을 미리 알고 있어야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인 급성 세균성 뇌수막염의 경우,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과 동일한 폐렴알균이 가장 흔한 원인균 임에도 불구하고, 폐렴과 뇌수막염에서의 항생제 선택 및 용법, 용량은 전혀 다릅니다.
심장 판막이나 뼈, 관절, 괴사조직 등에도 항생제의 침투가 잘 되지 않으므로 고용량의 항생제를 장기간 투여해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항생제의 배설 경로에 따라서도 항생제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간-담도를 통하여 배설되는 항생제는 담즙 내에서 높은 농도로 농축되므로 담관염 등의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신장으로 배설되는 항생제의 경우에는 요로감염의 치료에서 훨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감염부위에 피고름 등이 고여 있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국소 요인에 의해 항생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외과적으로 피고름을 뽑아내고 항생제를 사용해야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 관절이나 척추 고정을 위한 금속성 이물질이 삽입되어 있는 경우 이들 인공 삽입물 주변의 감염을 완치시키기 위해서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물질은 국소 방어기전을 방해하고, 세균이 잘 달라붙도록 도와주며, 면역세포의 탐식작용과 항생제의 침투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적절한 투여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약리학적 이론(약동학/약력학)에 기초하여야 합니다. 약동학은 투여한 항생제의 흡수-분포-대사-배설의 결과 얻게 되는 혈중농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어떻게 변하고, 조직과 체액에 나타나는 항생제의 농도는 시간에 따라서 어떻게 변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리고 약력학은 항생제의 농도와 효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이들 약동학/약력학에 기초한 항생제 용법, 용량 결정은 치료효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동학과 약력학의 개념
예를 들어 어떤 항생제는 항생제의 농도 자체보다 세균의 성장을 억제시킬 수 있는 최소농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시간에 따라 세균에 대한 살균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이런 종류의 항생제는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투여하거나 지속적으로 정맥 주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같은 살균 특성을 ‘시간-의존형(time-dependent) 살균효과’라고 합니다. ‘시간-의존형 살균효과’를 보이는 대표적인 항생제가 베타락탐계 항생제입니다. 이와는 달리 최고 농도가 높을수록 살균효과가 큰 항생제도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항생제는 하루에 투여할 수 있는 용량을 한 번에 투여하여 최고 농도를 높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와 같은 특성을 ‘농도-의존형(concentration-dependent) 살균효과’라고 하며,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가 여기에 속합니다. 즉, 각 항생제의 약력학적 특성에 따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투여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초기에 경험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에는 배양결과 및 항생제 감수성 결과에 따라 적절히 항생제 변경을 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원인균에 적절하게 항균범위가 좁은 항생제로, 독성이 약한 항생제로, 그리고 같은 효과라면 비용을 고려하여 저렴한 항생제로 변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초기에 경험적으로 선택했던 항생제가 감수성 결과 내성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주치의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변경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경험적으로 사용했던 항생제가 임상적으로 분명히 치료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나중에 약제 내성으로 확인되더라도 반드시 약제를 변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항생제를 언제 사용하기 시작하는지도 중요하지만 항생제를 중단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항생제를 지나치게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비용, 부작용, 내성 유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너무 짧게 사용하게 되면 재발하거나 충분한 치료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보통은 임상적으로 감염의 증상, 징후가 사라진 후 3-5일 정도면 항생제를 중단할 수 있으나, 감염의 종류, 숙주의 면역상태, 원인 미생물의 종류 등에 따라 항생제 사용 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 질환에 대해 알려진 최소한의 항생제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표. 질환별 항생제 사용기간
※ 사용하는 약제의 종류에 따라 치료기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

항생제의 부작용은 항생제의 계열에 따라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부작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개별 약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같은 계열의 항생제군 내에서도 부작용에 대한 교차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임상의들은 계열별로 특징적인 부작용도 알고 있어야 하지만, 개별 항생제의 대표적인 부작용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환자가 과거에 부작용을 경험했던 적이 있는 약제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환자들도 본인들이 중증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에는 그 부작용이 어떤 약제에 의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항생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의 예를 몇 가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혈액학적 부작용은 다양한 항생제들에 의해 흔히 발생하며 빈혈,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중에서도 백혈구 감소증과 혈소판 감소증이 항생제 치료와 관련하여 가장 흔히 발생하며, 베타락탐계 항생제와 설파계 성분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빈혈은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는데, 베타 락탐계의 경우 자가면역용혈빈혈을 유발할 수 있으며, 크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rimethoprim-sulfamethoxazole)은 엽산 결핍에 의한 거대적혈모구빈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많이 사용하였던 클로람페니콜(chlorampenicol)은 비가역적인 재생불량성빈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용량과 무관하게 발생하며, 투여 경로에 따라 경구, 직장, 국소 혹은 근육으로 투여 시에 발생하고, 정맥 투여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혈소판 기능장애를 일으켜 출혈성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제도 있습니다.
항생제에 의한 과민성 부작용으로 약열(약에 의한 발열), 약물 발진, 아나필락시스,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약물 유도성 전신홍반루푸스, 광독성 반응 등이 있습니다. 약열은 항생제의 가장 흔한 과민성 부작용으로, 입원환자 발열의 약 10-15%가 약열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약열은 어떤 항생제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으나, 항생제 이외의 약물에 의해서도 많이 유발되므로 약열을 일으킨 원인 약제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감염증의 증상은 호전되고 있는데 특별한 원인 없이 다시 열이 나는 경우에는 약열이 아닌지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대개는 원인 약제를 끊은 후 72시간 이내에 정상 체온으로 회복됩니다. 약물 발진은 약열을 유발하는 거의 모든 약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소적으로 가볍게 나타날 수도 있으나 전신성으로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과민반응에 의한 전신성 약물 발진의 예
피부 소견은 반구진 발진에서 표피가 벗겨지는 스티븐스존슨증후군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출혈반 양상을 나타낼 수 있으며, 거의 모든 경우 임상경과에 따라 소양증이 동반됩니다. 반코마이신을 빨리 주입하는 경우 히스타민 매개반응으로 안면부위가 붉게 달아오르는 레드맨증후군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는 베타락탐계 항생제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흔히 페니실린 쇼크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약물 투여 전에 피부반응 검사로 선별검사를 시행하지만 페니실린 외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페니실린의 경우도 100% 예측하지는 못합니다.
항생제는 다양한 신경학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각한 부작용에는 뇌염, 발작, 신경근육 차단, 근육 강직, 이(耳)독성, 실명 등이 있습니다. 신경근육 차단은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열 항생제를 폐에 분무형태나 복강 세척과 같이 다량이 흡수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일시적인 호흡정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독성은 아미노글리코사이드나 에리트로마이신을 비경구적으로 투여할 경우 가장 흔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독성은 달팽이관 이상에 의한 청력소실과 전정기관 이상에 의한 어지럼증으로 구분되며,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경우 대부분 이 두 가지가 모두 관련됩니다. 달팽이관 독성으로 인한 청력소실은 비가역적이며, 장기간 혈중 아미노글리코사이드 농도가 높게 유지된 경우에 발생합니다. 반면 어지럼증은 대개의 경우 약을 중단한 후 2-3일 이내에 소실됩니다. 항생제와 관련된 실명은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항결핵제 중 에탐부톨(ethambutol)에 의한 시신경 독성으로 유발될 수 있습니다. 용량을 체중 kg당 25mg 이상의 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항결핵약을 투여받는 경우 책 혹은 신문을 읽을 때 시력변화를 느낀다면 정밀한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심장 전도장애는 항생제에 의해 잘 유발되지는 않으나, 심장 전도장애로 인해 심실성 부정맥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퀴놀론 계열 항생제 일부가 심장 전도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드물게 저혈압을 유발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약물들이 구역, 구토 등 위장관계 부작용을 유발하는데, 항생제도 예외는 아닙니다. 항생제 중에서는 마크로라이드(macrolide)계 항생제의 경구 투여가 가장 어려우며, 심한 경우에는 약물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항생제 관련 설사는 다양한 기전으로 유발되는데, 항생제가 대장의 상재균의 변화를 초래하여 독소를 분비하는 세균이 번식하면서 독소에 의한 설사와 장염이 일어나는 경우와, 대장의 상재균의 변화로 탄수화물 발효 장애를 유발하여 장관 내강의 삼투성 농도가 증가하여 설사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근위부 위장관에서 90% 이상 흡수가 되는 경구용 항생제들은 구역, 구토, 자극성 설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항생제에 의한 간 부작용으로는 약제 유도성 간염, 담즙 분비장애, 간 괴사 등이 있습니다. 경미하고 일과성인 혈청 아미노전이효소의 상승은 매우 다양한 약제에 의해 흔히 발생하며, 약제를 중단하면 수일 내에 회복됩니다. 담즙 분비장애는 항생제 이외의 약물에 의하여 흔히 유발되며, 항생제 중에는 에리트로마이신이 가장 흔한 유발 약제입니다.
신(콩팥)독성은 사구체성 혹은 세뇨관성 독성으로 나타나며, 다양한 항생제에 의하여 유발됩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와 반코마이신이 대표적인 신독성 항생제입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의한 세뇨관 기능장애는 대개 하루 여러 번 투여하는 요법을 2주 이상 정맥 투여 시 발생합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 사용을 가능한 2주 이내로 줄이고, 1일 1회 투여요법을 하는 경우 신독성 유발은 매우 낮습니다. 반코마이신은 기존의 신부전증, 다른 신독성 유발 약물과의 동시 투여, 고령, 탈수 등의 위험인자가 있을 때 신독성을 잘 유발합니다. 신독성이 유발된 경우 투여를 중단하면 대부분의 경우 신기능은 회복됩니다.
기타 부작용으로는 정맥염, 관절병증, 힘줄염과 힘줄 파열, 피부 변색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퀴놀론은 어린이의 연골형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므로 소아에게 기본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4주 정도의 비교적 단기간 사용으로 연골발생장애나 관절병증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항생제 관련 부작용은 약물을 중단하면 가역적으로 신속히 회복되지만,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이독성과 같이 비가역적인 독성도 있으며, 스티븐스존슨증후군과 같이 매우 치명적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항생제 사용 기간 동안에는 부작용의 징후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아나필락시스로 인한 쇼크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과거 부작용의 병력 조사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입원을 요하는 중증 감염증이 아니라면 경구용 항생제와 주사 항생제의 효과는 차이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원인균이 다약제 내성 균주로 확인된 경우 효과적인 경구 항생제가 없다면 부득이 입원하여 주사 항생제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항생제 주사 한 방’으로 치료되는 질환은 거의 없기 때문에 ‘주사 한 방’ 맞는 것은 치료 면에서 심적인 위안감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외래에서 치료가 가능한 정도의 감염질환이라면 적절한 용법과 용량으로, 규칙적으로, 적절한 기간 동안 경구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잘 치료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규칙적으로 복용하거나 용법이나 용량이 잘못된 경우에는 오히려 내성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 투약을 중단하면 2-3일 이내에 부작용은 회복됩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나타나면 바로 주치의와 상의하여 부작용에 대한 처치와 함께 약제 변경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임의로 투약을 중지하면 원래 치료하고자 했던 감염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고, 투약을 지속하다가 부작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으므로 가능한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항생제는 전문의약품이므로 약국에서 마음대로 구입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은 후에 필요에 따라 처방이 되어야 구입이 가능합니다.
과거에 사용하다 남은 항생제를 비슷한 증상이 발생하면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항생제는 소화제처럼 한두 번 복용하다 마는 약제가 아닙니다. 적절한 용법, 용량, 기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게 되면 같은 균이라고 하더라도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게 되어 나중에는 더욱 치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는 것 자체가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아 재발을 하는 경우이거나 항생제 내성이 생겨 잘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감염이 의심되는 부위(예: 소변, 객담, 대변, 혈액 등)에서의 검체 채취를 통해 세균 배양검사 등의 필요한 검사를 시행한 후 항생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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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강텔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