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려질 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뻣뻣해지는 증상, 겪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중장년층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바로 '퇴행성 관절염'입니다.
많은 분들이 퇴행성 관절염을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병'이라고만 생각하시지만, 관절 치료 분야의 명의(名醫)들은 노화는 여러 원인 중 하나일 뿐, 진짜 원인은 복합적이라고 입을 모아 강조합니다. 오늘은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꼽는 퇴행성 관절염의 진짜 원인들을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기계적인 마모: "관절도 쓰면 쓸수록 닳는 소모품이다"
가장 기본적이고 피할 수 없는 원인은 관절의 마모입니다. 우리 몸의 관절 뼈끝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부드러운 '연골'이 덮여 있습니다. 자동차 타이어가 오래 달리면 마모되듯, 수십 년간 관절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을 반복하면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게 됩니다.
문제는 연골에는 신경세포가 없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연골이 모두 닳아 뼈와 뼈가 직접 부딪히고 주변 활액막에 염증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2. 관절의 최대 적, '비만'과 과도한 하중
명의들이 노화보다 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원인이 바로 '체중'입니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무릎이나 고관절 등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체중 부하 관절)에 가해지는 압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 평지를 걸을 때: 무릎에 체중의 3배 하중이 가해집니다.
- 계단을 오르내릴 때: 체중의 5~7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집중됩니다.
- 즉, 체중이 1kg만 증가해도 무릎 관절은 3~5kg의 추가적인 짐을 짊어지게 되며, 이는 연골의 마모 속도를 급격하게 앞당깁니다.
3. 한국인의 뼈를 갉아먹는 '좌식 생활 습관'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에게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유독 잦고 심각한 이유는 바로 전통적인 생활 습관에 있습니다.
-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이러한 자세는 무릎 관절을 극한으로 꺾이게 만들어 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을 평소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입니다.
- 방바닥을 걸레질하거나, 쪼그려 앉아 농사일을 하고 김장을 하는 등 관절을 과사용(Overuse)하는 중년 여성들에게서 관절염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4. 방치되었던 '과거의 외상 (스포츠 손상)'
젊은 시절의 부상이 중년 이후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 등산, 축구, 테니스 등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다가 십자인대가 파열되거나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었을 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거나 치료를 불완전하게 끝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 관절의 안정성을 잡아주는 구조물이 망가진 상태로 세월이 흐르면, 관절이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연골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갈려 나가 '조기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합니다.
5.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의 감소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약 70%는 여성입니다. 이는 단순히 여성이 집안일을 많이 해서만이 아닙니다.
- 여성이 폐경기를 겪게 되면 뼈와 연골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던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감합니다.
- 이로 인해 연골 기질의 단백질 생성이 줄어들어 연골이 약해지고 파괴되기 쉬운 상태가 되며, 골밀도마저 떨어져 관절염의 진행 속도가 남성에 비해 훨씬 빨라집니다.
💡 명의의 당부: "가장 강력한 관절 보호대는 '허벅지 근육'입니다"
한 번 손상된 연골은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명의들은 입을 모아 '허벅지 앞쪽 근육(대퇴사두근) 강화'를 강조합니다. 튼튼한 허벅지 근육은 무릎으로 가는 하중을 분산시키고 관절이 흔들리지 않게 꽉 잡아주는 '천연 보호대' 역할을 합니다.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 평지 걷기 등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하체 근력을 키우는 것이 관절염을 예방하고 늦추는 최고의 명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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