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증, 또는 허친슨 길포오드 조로증 증후군(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은 어린 아이들에게 조기 노화현상이 나타나는 치명적이고 희귀한 유전질환입니다.
조로증을 가진 어린 아이들은 초기 유아기에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약 9-24개월이 되면 심각한 성장 지연을 보이기 시작하여 결국 키가 작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양상을 보입니다. 특징적인 얼굴형을 갖고 있으며 전신 죽상경화증,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고관절 탈골, 드물게 두피에 정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피부 아래 지방층이 손실되고, 손톱의 결함, 관절의 경직, 골격의 손상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의학문헌에 따르면 허친슨 길포오드(Huchinson-Gilford) 조로증의 환자들은 동맥벽이 미성숙하고 두터워지면서 탄력성을 잃게 되어 유년기, 사춘기 또는 초기 성인기에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조로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은 심장 질환으로 인해 보통 8∼21세에 사망하며 평균수명은 13세 정도입니다.
조로증은 유전자 LMNA(Lamin A)의 돌연변이에 의해 생기며, Lamin A에 결함이 생기면 핵이 불안정하게 되고 노화현상이 빨리 일어납니다. 환자 부모의 경우 보인자도 아니고,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질환은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기 바로 전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나타난다고 여겨집니다.
허친슨 길포오드 조로증 증후군(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은 남성과 여성에 동등하게 그리고 모든 인종에 동일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1886년에 J. Hutchinson과 1897년에 H. Gilford가 의학문헌에 이 질환을 최초로 묘사한 이래로, 대략 120 케이스가 보고되었습니다. 이 질환은 8백만 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 중 동일하게 영향 받은 쌍둥이의 두 케이스가 문헌에 보고되었습니다.
조로증 환아는 약 24개월이 되면 성장 지연이 뚜렷해지고, 결국 작은 신장, 키에 비해 적은 몸무게를 갖게 됩니다. 의학문헌에 의하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10세 아동의 평균 키는 정상아 3세의 평균키와 같다고 합니다.
부위별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2세가 되어도 얼굴뼈가 제대로 자라지 않고, 아래 턱 뼈가 성장하지 않아 턱이 매우 작은 소악증(작은턱증: Micrognathia)이 나타나며 턱이 작아 치아가 제 자리에서 나지 못해 비뚤게 자라나는 치아 총생(Crowding)이 나타납니다. 얼굴은 머리에 비해 작고, 두개골의 앞과 옆은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옵니다. 코는 작고 얇으며 뾰족하고, 눈은 튀어나와 있으며, 귀는 귓불(earlobe)이 없습니다. 입 주위 피부가 푸른색을 띄며 또한 입술이 얇고, 치아에도 이상이 생겨 젖니와 영구치가 늦게 나며, 치아의 크기가 작고, 색이 변색되며, 치아가 소실되는 경우도 있고, 충치 발생률이 높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드문드문 나고, 약 2세가 되면 머리카락이 빠지게 됩니다. 머리카락은 얇고, 부드러우며, 하얀색 또는 금발로 변합니다. 또한 유년기 초반에 눈썹과 속눈썹이 빠지게 됩니다.
출생 시부터 엉덩이, 허벅지, 그리고 복부 아래 부분의 피부가 팽팽하고 광택이 나며 단단해져 있습니다. 얼굴 가운데 부분의 피부와 점막이 푸른색으로 변합니다. 유아기 초기에 점진적으로 피부 아래 지방층 손실이 일어나며, 특히 두피, 허벅지 에 있는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두드러집니다.
어린이의 경우 피부에 노화현상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 얇고, 건조하며, 주름이 생기고, 광택이 나는 피부를 갖게 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태양에 노출된 피부에 갈색 반점이 생깁니다. 손톱에 결함이 생겨 손톱과 발톱이 노란색을 띠며, 얇고, 부서지기 쉽고, 손톱이 휘어지거나 손톱 발톱이 없을 수 있습니다.
머리뼈의 앞숫구멍(대천문)의 접합이 지연되며, 머리뼈 모양이 둥근 지붕 모양(dome-like)과 같습니다. 부비동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짧고 얇은 어깨뼈를 가지고 있으며 어깨가 좁고, 얇은 갈비뼈, 그리고 튀어나온 복부와 함께 흉부가 좁은 편입니다. 팔과 다리의 긴뼈들도 비정상적으로 얇고, 연약해져 쉽게 골절됩니다. 특히 팔의 위쪽 뼈가 골절이 잘 됩니다.
손가락 끝 뼈의 변성으로 인해 손가락 모양이 짧고 가늡니다. 쇄골의 변성이 있으며, 대퇴골두와 관골구의 퇴행성 변화로 고관절의 변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퇴골 각이 비정상적으로 증가(외반고: coxa valga)하여 통증이 생기고 탈골이 일어납니다.
대부분 특정 관절 주위(예를 들어 손, 발, 무릎, 팔꿈치, 척추 등)에 비정상적인 섬유성 조직이 점진적으로 형성됩니다. 이로 인해 관절 운동에 제한이 생기고 강직감을 느끼게 됩니다. 무릎의 강직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엉덩이의 변형이 생기고, 이와 관련되어 근골격계 이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넓게 말타는 자세와 같은 모습으로 걸음을 걸으며, 전신적으로 골밀도가 저하되어 작은 손상에도 골절이 쉽게 생기게 됩니다.
심장 비대, 그리고 판막 또는 심방 또는 심실의 혈류가 변화되어 비정상적인 심잡음(murmur)이 들립니다. 유아기 또는 사춘기 동안 점진적으로 죽상경화증이 생기며, 심장 근육으로 산소공급이 부족하게 되어 가슴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의학문헌에 따르면 5세 정도의 환아들에게 전신적으로 동맥의 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성을 잃는 죽상 경화증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죽상경화증은 특히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심장의 근육으로 운반하는 관상동맥, 대동맥과 같은 주요한 동맥에 많이 발생합니다.
점진적으로 폐와 전신으로 가는 심장의 혈액 공급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이로 인해 심장근육에 부분적으로 손상이 생겨 심장 발작이나 심근경색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높은 음색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젖가슴이나 젖꼭지가 없으며, 성적 성숙이 되지 않습니다. 청력이 손실되기도 합니다.
환자 부모의 경우 보인자도 아니고,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질환은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기 바로 전에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겨서 나타난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므로 가족 중 이 질환을 가진 아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들 부모가 이 질환을 가진 다른 아이를 낳을 확률은 다른 정상 성인과 같습니다.
조로증이 왜 노화를 촉진시키는지 그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에 의하면 정상적인 노화과정이 신체 내에서 계속되는 화학적 대사 과정으로 인해 복합적으로 세포가 손상되어 나타난다고 합니다.
진단은 조로증의 증상들이 환자들에게 명백하게 나타나기 시작할 때, 주로 2세 또는 그 이후에 내려집니다. 임상 평가, 신체에 나타나는 증상들의 특징, 환자의 과거력 조사, 그리고 유전자 검사를 근거로 진단하게 됩니다.
방사선학적 검사로 손가락뼈의 변성, 대퇴골두와 관골구의 변성 등 골격계에 나타나는 이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임상검사, X-선 검사, 심장 초음파검사를 통해 심장을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검사하여 심혈관계 이상을 발견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해야합니다.
치료는 개개인에게 나타나는 뚜렷한 증상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아직까지 노화현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생명 연장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적절한 의학적 치료와 보살핌으로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환자를 위한 치료는 전문가 팀의 체계적인 치료 계획에 따라 서로의 협조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정형외과 전문의, 심장내(외)과 전문의, 물리치료사, 그리고 다른 건강 관련 전문가 등이 있습니다.
가족과 환자를 위해 유전상담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며, 추가적인 치료로는 증상의 완화를 목표로 하는 대증요법과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을 조절하고 완화시키기 위해 지지요법(Supportive therapy)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유전상담이란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해당 유전질환이 무엇인지, 질환의 증상과 경과 과정, 어떻게 유전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입니다. 유전상담의 과정을 통해 유전학 전문가로부터 질환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를 위하여 가족들이 가장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을 돕게됩니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Francis Collins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조로증의 일종인 HGPS에 파네실화 (Farnesylation)를 억제하는 항암제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아직은 임상 실험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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