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은 심장에서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 왼쪽으로 아치 모양을 이루며 구부러져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형태로 마치 손잡이가 아치형인 지팡이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대동맥 중에서도 심장에서 시작하여 횡격막(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으로 이루어진 막)에 이를 때까지 가슴에 있는 부위를 흉부 대동맥이라 하고, 횡격막을 지나 뱃속에 있는 부분을 복부 대동맥이라 부릅니다. 복부 대동맥은 아랫배에서 두 개의 장골 동맥(iliac artery)으로 갈라지며 끝납니다.
대동맥은 상행, 대동맥 궁, 하행, 복부대동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동맥류란 혈관벽이 부풀어 돌기나 풍선 형태로 변형되는 질병입니다.
복부의 주요 혈관
이 대동맥류는 흔히 혈관벽에 지방이 가라앉아 들러붙은 침착 물이 쌓여 일어나는 결과이거나 유전, 외상(trauma), 또는 혈관벽을 약하게 하는 기타 질병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혈관벽은 탄력성을 잃고 정상 혈압에도 혈관이 파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동맥류는 우리 몸에 있는 동맥 어디에나 생길 수 있습니다. 뇌, 심장, 하지 등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에 동맥류가 생기기도 하지만 동맥류가 가장 흔히 생기는 곳은 대동맥입니다.
일반적으로 대동맥의 어느 한 부분이 정상 지름의 1.5배보다 커지면 대동맥류라고 하며, 약 75%는 복부(腹部, 배의 부분)에 생기고 25%는 흉부(胸部, 가슴)의 대동맥에서 발생합니다.
대동맥류는 정상 대동맥(aorta) 벽의 모든 층을 포함하는 진성(true) 대동맥류와, 대동맥 외막(바깥막)과 대동맥주위 섬유조직(fibrous tissue)만으로 구성된 가성 (pseudo) 대동맥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흉부대동맥류는 상행대동맥류, 대동맥궁의 대동맥류, 하행대동맥류로 나누고, 그 밖에 흉복부대동맥류와 복부대동맥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모양에 따라 방추형(方錐形, 정사각뿔) 또는 낭성 동맥류(cystic aneurysm)로 구별하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대동맥의 경우 세 개의 껍질로 이루어진 대동맥 혈관벽이 존재합니다. 이 세 가지 껍질 중에서 가장 안쪽의 껍질에 해당하는 혈관벽이 찢어지면서 혈액이 그 찢어진 공간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 상태를 대동맥 박리(aortic dissection)라고 합니다.
급성 대동맥박리가 생긴 지 14일이 경과한 상태를 만성 대동맥박리라고 부르는데, 이 때 중막의 바깥층과 외막으로 이루어진 가성 내강의 얇은 외벽이 점차 확장되면서 대동맥류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 외 다른 원인으로는 마르판증후군과 같은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낭포성 중층 괴사(cystic medial necrosis), 즉, 가운데막의 변성이 원인이 됩니다. 이런 경우는 대동맥판륜( 대동맥 주위 주름)의 확장과 대동맥판막 부전을 흔히 동반합니다.
또한 결핵이나 매독과 같은 동맥의 염증에 의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상행대동맥에 많이 생깁니다. 외상에 의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주로 가성대동맥류입니다. 이는 대부분, 교통사고 시 급속한 감속손상에 의해 발생하는데, 동맥인대 부근의 하행대동맥에서 가장 잘 생기고, 그 다음이 상행대동맥, 대동맥궁의 순서입니다.
상행대동맥류의 경우 상대정맥의 압박에 의한 상대정맥 증후군, 또는 흉골 뒤쪽을 압박하여 흉골이나 주위 늑골의 압박성 괴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동맥궁의 대동맥류는 기관의 압박을 일으키거나, 또는 경동맥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뇌허혈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하행대동맥류의 경우 좌측 미주신경 및 후두회귀신경의 손상으로 쉰 목소리를 유발할 수 있으며, 횡격막신경의 마비로 횡격막 상승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 식도나 기관지들의 압박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폐를 침범하여 객혈(피를 토함)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만일 대동맥류가 뒤쪽으로 척추나 늑골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한편, 복부 대동맥류의 경우 배에서 박동하는 덩어리가 만져짐으로써 진단되기도 합니다.
대동맥류는 일차적으로 X-선 사진에서 관찰될 수 있습니다. 상행 대동맥류는 심장음영의 우측에서 볼록한 음영으로 나타나고, 대동맥궁 동맥류는 좌측 앞쪽에 볼록한 음영으로, 하행대동맥류는 좌측 뒤쪽에 볼록한 음영으로 나타납니다.
대동맥류의 확진을 위하여 대표적으로 사용되었던 검사법이지만 최근에는 비침습적인(non-invasive) 진단법의 발달에 따라 그 의존도가 많이 적어졌습니다.
대동맥판막 폐쇄부전의 여부와 함께 대동맥류의 정확한 해부학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나, 큰대동맥류에서도 동맥내 혈전의 존재 때문에 조영제로 나타나는 내강의 직경은 정상에 가깝게 나타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행 대동맥류나 흉복부대동맥류에서 특히 유용한 검사법이며, 대동맥류 진단의 선별 검사법으로 대표적인 진단법입니다. 상행 대동맥류에서도 초음파 검사를 함께 시행할 경우, 동맥류의 크기와 위치, 동반된 대동맥판막 폐쇄부전증의 정도까지 진단함으로써 비침습적인 진단법만으로 확진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전산화단층촬영은 특히 수술 절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 작은 대동맥>류의 추적 검사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대동맥판막 폐쇄부전의 정도를 아는 데 도움이 됩니다.
조영제의 사용 없이 대동맥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검사료가 비싸고, 환자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는 경우에는 시행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대동맥류의 가장 넓은 내경(안지름)이 6cm 이상인 경우에는 수술 적응이 됩니다.
대동맥궁의 대동맥류는 증상이 있는 경우 다른 부위의 대동맥류에 비해 특히 자연경과가 나쁘기 때문에 신속히 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다른 부위에 비해 수술의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다소 신중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하행대동맥류 및 흉복부대동맥류는 증상이 있는 경우 신속히 수술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이 부위의 수술 시 합병증으로 생길 수 있는 하지 마비 등의 위험 때문에 수술의 판단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역시 6cm 이상의 내경을 가진 경우나 최근에 진행성 확장을 보이는 경우에 수술의 대상이 됩니다.
만일 증상이 없는 흉부대동맥류 환자에서 수술이 연기된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여 규칙적으로 추적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모든 대동맥류에서의 수술원칙은 대동맥류를 절제하고 인조혈관으로 대체시켜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술은 대동맥>류의 위치와 모양, 주위 혈관과 장기와의 관계, 그리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아주 다양한 방법이 있어, 획일적으로 적용할 수 없고, 그때그때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합니다.
대동맥류의 위치와 모양이 적합하다고 판단될 때 제한적으로 경피적(percutaneous)으로 스텐트(인조철망)를 삽입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기구나 재료 등을 이용하여 피부에 5m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내어 이를 통하여 기구를 병변까지 삽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상기 치료의 경우, 수술과 비교하여 입원기간과 회복기간이 짧고, 발생하는 합병증도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적합한 스텐트의 도입 및 수술 수기의 발달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 및 수술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후 중환자실 치료를 거쳐 약 7~15일 간의 입원기간이 필요합니다.
대동맥류가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대동맥류의 약 80%는 점차 커지고, 나머지 20%는 크기가 변하지 않습니다. 대동맥파열은대동맥류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으로, 크기가 큰 대동맥류는 결국 파열을 일으키게 될 위험성도 큽니다. 일반적으로 직경이 6cm 이상일 경우 그 위험성이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대동맥질환의 초기에는 대동맥파열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우선 시행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키는 약물과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을 사용하나, 앞서 언급한대로 대동맥류의 진행을 방지할 뿐,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대동맥류를 예방하려면,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너무 많은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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